[정책브리프]원자재 시장 전망과 대응 방안
생산량 통제가 국제유가 인상 견인
친환경 강화, 구리값 상승세 지속
대-중기 상생협력 강화 정책 시급

KBIZ중소기업연구소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전문 연구조직으로 중소기업 정책 반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지는 KBIZ중소기업연구소와 함께 이달의 경제여건 변화, 주요경제 이슈 해설, 정책연구 결과 등을 담은 ‘KBIZ정책브리프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주요 원자재 가격들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지수인 CRB 지수는 작년 연초 수준을 회복했으며, 지난해 4월 저점 대비 약 78% 상승했다.

백신이 안정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를 뒷받침해주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지원사격도 이어지며 원자재 가격 상승을 지지한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끌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다. 지난 해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와 업종을 막론하고 충격이 나타났고,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미래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원자재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앞단에서 받게 되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19 발 충격 이후 농산물과 산업금속을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된 데 이어, 올해는 유가가 배럴당 $60 수준을 넘어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여타 원자재들과 달리 원유시장은 항공 수요가 약화돼 글로벌 원유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OPEC+가 원유 생산량을 제어하면서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미국 텍사스 지역의 한파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빚어진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를 견인하는 것이 공급 측면의 생산량 제어와 지정학적 리스크라면, 글로벌 수요 회복과 인프라 정책은 산업금속 가격의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원자재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앞단에서 받게 되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가고, 투자와 정책이 뒷받침한다면 제조업 관련 원자재들이 가장 먼저 상승할 개연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가 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정책을 제안하면서 친환경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리 가격이 추가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구리와 주석을 비롯한 일부 산업금속의 경우, 재고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급격히 오를 수도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의 상승 사이클은 상반기에 좀 더 치우쳐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에는 앞서 언급한 수급 불균형 이슈가 점차 해소될 것이며, 인프라 투자와 같은 정책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이 다른 중앙은행들에 비해 다소 중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의 신용 사이클이 긴축으로 선회하게 된다면 관련 리스크가 일부 불거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력이 낮은 중소기업들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전가시키기 어렵다.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고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 전개될 수 있는 만큼, 기업과 정부 차원의 대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 금융지원과 더불어 원자재 물량 확보를 위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원자재 비축물자를 확대하고 중소기업들에 대한 방출 제도를 개선하는 등 비축물자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공급망 활용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정책의 강화도 유효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하나의 대응책이 될 수 있겠다. 원자재가 주로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같이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처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자재가 확보될 수 있다면, 본격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서 교역량과 제조업 생산이 늘어날 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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