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공요인]
휴가·근무시간 등 스스로 관리
업무 결과엔 철저한 신상필벌
고객 취향 콘텐츠가 최대 무기
끊임없는 도전으로 위기 돌파

 

#“장소와 시간의 제약 받지 않는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이동할때나 잠깐 여유가 생길때 틈틈히 재밌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게 장점이에요” - 대학생 김OO씨

#“TV안본지는 오래된 것 같아요. 사실 리모컨이 어디있는지도 모를 정도에요. 출퇴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넷플릭스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을 보구요. 가끔씩 클립 영상 정도나 유튜브에서 봐요” - 직장인 강OO씨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정말 다양해요. ‘설마 이 드라마도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검색하면 있어요. 계속 이렇게 찾아서 보다보니 밤새워보는게 일상이 됐어요.” - 대학원생 곽OO씨

 

넷플릭스(Netflix), 왓챠(Watcha), 훌루(Hulu), 웨이브(Wavve)...바야흐로 OTT(Over The Top) 전성 시대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하는 단어다. 사실 OTT 중 맨뒤의 T는 TOP의 약자인데 TV 셋톱 박스(set-top box)를 뜻했다. 초창기 OTT서비스는 셋톱박스를 통해 TV로 제공되는 케이블방송을 뜻했으나, 인터넷의 발달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OTT서비스가 확장됐다.

현재는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한정해 ‘OTT’라 부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OTT를 셋톱박스를 넘어섰다(Over)라는 뜻으로 새롭게 해석하기도 했으며, OTT가 TV케이블을 끊어버렸다고 해서 ‘코드커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2018년에는 전세계를 기준으로 이른바 코드커팅된 OTT사용자수(6억1330만명)가 케이블 TV가입자수(5억5600만명)를 앞질렀다. 즉 TV를 보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제공이 신의 한수

앞서 언급한 다양한 OTT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단연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인지도와 이용률를 자랑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사용자가 2억 370만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만 해도 380만명이다. 넷플릭스의 고향인 미국에서 넷플릭스의 OTT 시장점유율은 87%다.

한국에서도 40%에 달하는데 이는 업계 2위(웨이브,21%)와 3위(티빙,14%)를 합친 점유율보다 높다. 사실상 전세계를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개국, 2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전세계에서 넷플릭스를 볼수 없는 국가는 중국, 북한, 시리아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넷플릭스의 인기가 갑자기 증가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절반 정도만 맞는 이야기다. 1997년 온라인 주문 방식의 DVD 대여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2017년 가입자가 이미 1억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열풍이었던 것이다.

넷플릭스는 2007년에 사업방식을 변경하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이는 넷플릭스를 성장시킨 첫번째 결정이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DVD 대여를 신청하면 택배로 DVD를 제공하던 방식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제공으로 노선을 바꾼 것이다. 넷플릭스 창립자 중 한명인 마크 랜돌프는 “창립 초기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려했지만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에 출시를 계속해서 미뤘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즉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올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인’한 넷플릭스는 그뒤로 고공성장했다. 스트리밍을 볼수 있는 기기가 데스크탑뿐 아니라 휴대전화, 게임기, 태블릿PC 등으로 다양화 된것도 한몫했다. 영상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환경이 바뀐 것이다. 넷플릭스는 탄력을 받아 2010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중남미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서비스 전환 10년만인 2017년에는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수가 케이블 TV가입자수를 넘어섰다. 이때 넷플릭스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했다.

넷플릭스 성공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이는 신생벤처기업, 업종전환을 준비중인 중소기업에게 여러 시사점을 준다.

첫번째는 가격경쟁력이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서 가입자를 모았다. 당시 미국 유료케이블 방송은 월 30~50달러 수준이었는데 넷플릭스는 7.99달러였다. 경쟁사들보다 획기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다.

 

콘텐츠 자체 제작, 대박 탄탄대로

두번째 포인트는 콘텐츠 경쟁력이다. 가격경쟁력만 있다고 해서 소비자들은 모이지 않는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보유한 콘텐츠 수는 경쟁사인 아마존의 10%에 불과했다. 넷플릭스도 이를 인지하고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방안 마련에 주력한다. 2006년 자체적으로 상금 100만달러를 내걸고 추천 알고리즘 대회인 ‘넷플릭스 프라이즈’를 개최한다.

그 결과 큐레이션 시스템인 ‘시네매치’를 도입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하기 시작한다. 평소보던 장르, 시청시간, 시청중단, 재시청횟수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선호하는 장르를 선정하는 것이다. 추천콘텐츠를 시청하는 비율이 75%에 달하며, 사용자 만족도도 80%를 넘겼다. 넷플릭스의 알고리즘 개발자인 크리스 볼린스키는 시네매치를 “넷플릭사가 가진 강력한 무기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여기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경영진은 또 한번 결정을 내리는데 이것이 넷플릭스를 성장시킨 두번째 결정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사들로부터 영화와 드라마 등 판권을 구매해 단순히 제공·유통하는 플랫폼 기업이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사들이 점차 라이선스를 과도하게 요구하자 넷플릭스는 자체제작을 하기로 결정한다. 특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를 세계에 알린 자체 콘텐츠로 뽑힌다. 사실, 하우스 오브 카드도 철처하게 계산으로 만들어 작품이다. 기획단계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독과 주연배우를 선정했다. 공개방식도 기존 TV프로그램처럼 한편씩이 아닌, 1편부터 마지막편까지 한번에 공개해 ‘몰아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더이상 드라마를 보기위해서 시청자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찾아볼 수 있도록 관점을 대전환했다. 자연스럽게 넷플릭스에 체류하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하우스오브카드를 완주한 시청자들이 다른 작품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이 작품은 에미상 감독상과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등 각종 상을 휩쓸 뿐 아니라, 순이익도 37억 5000만달러나 거둔다.

넷플릭스가 성공한 세번째 요인은 조직문화다. 조직문화의 핵심은 ‘규칙없음(No Rules)’이다. 근무시간, 휴가규정, 보고체계, 승인절차, 계약승인 등 일반적인 회사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만한 규칙이 없다. 휴가 규정이 없다보니 언제든지 휴가를 낼수 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자기 사무실 조차 없다. 노트북을 들고다니며 회사 옥상, 카페, 공원 등을 다닌다. 사무실의 물리적인 구분을 없앤것이다.

규칙이 없는 대신에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다. 직원을 믿고 업무를 맡긴 다음 그 업무 결과에 대해 보상이나 처벌을 한다. 조직에 필요없다고 판단된 경우 퇴직금을 주고 내치기도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 도 있겠지만,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LinkedIn’의 2019년 조사에 의하면 넷플릭스는 ‘세계에서 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1위, ‘직원이 가장 행복한 기업’ 2위에 뽑혔다. 같은 조사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중 하나인 구글은 선호도 3위, 애플은 7위를 기록했다.

네번째, 변화에 성공했지만 기존 사업을 폐기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DVD렌탈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급화됐지만 여전히 DVD콘텐츠가 많다는 점, 인터넷이 느린지역은 여전히 DVD대여가 더욱 효율적이기에 여전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DVD렌탈시장에서 다른 기업들이 철수 하면서 넷플릭스가 이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마케팅을 하지않고도 사업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DVD사업의 마진율을 50%를 상회한다.

넷플릭스가 지금처럼 성공가도를 달리기까지 여러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변곡점에서 경영진은 조직원과 데이터를 신뢰했고.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변화를 했음에도 기존 사업이 유지가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 유지하기도 했다. 올해도 창립 24년이 된 넷플릭스는 여전히 젊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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