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전, 전기요금체계 개편

한국전력공사는 악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2018년에는 208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악성 적자의 원인은 이렇다.

한전은 전기를 만드는 게 핵심인데, 연료비 가격 상승분이 발생할 때 이를 전기요금에 인상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연료비의 가격변동은 한전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절대적인 변수다.

그런데 최근 한전은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486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3년만의 흑자전환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해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리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국내 전기소비량이 증가한 것도 아니다. 흑자 비결은? 국제유가의 하락 때문이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연료비의 가격에 따라 한전이 남는 장사를 하는지 가름이 난다.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한전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각각 591729억원, 585693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전기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핵심인 연료비가 19%나 감소했다. 2019182609억원이 들었던 연료비가 지난해에는 147940억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매출 원가 부분에서 비용절감이 이뤄졌다는 소리다.

올해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올해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한전의 연료비는 크게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수입하는 원유와 유연탄 등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국제 유가는 물론 유연탄 가격도 하락 국면이었다. 한전에겐 아이러니하게도 더할나위 없는 호재였다.

그러면 올해는 어떨까? 일단 지난해 말부터 다시 연료비가 상승하는 추세다. 연료비가 오르면 다시 매출원가가 늘어나게 되고 자연히 이익은 줄게 된다. 한전이 또 다시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전기요금 체계가 바뀐다. 2021년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되게 됐다. 원가연계형 요금제란 원가가 오르면 요금도 오르고, 반대로 원가가 떨어지면 요금도 내리겠다는 거다.

한전은 1년에 4회 정도 연료비 조정을 전기요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 연말 소폭 상승한 국제 연료가격이 아마도 올해 2분기에 반영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계 부담이 걱정이다. 대기업 보다 전력구매 단가가 더 높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신설도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