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올, 돔 페리뇽 등을 거느린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설립자 겸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가 상장을 위한 특수목적합병법인(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대열에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노 회장이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딧 최고경영자(CEO) 출신 장 피에르 머스티어와 함께 유럽 금융사들을 인수해 우회상장하는 SPAC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PAC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다.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의 개인투자자금을 모은 후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해야 한다. 일반투자자들로서는 SPAC 주식 매매를 통해 기업 인수에 간접 참여하는 셈이 되고 피인수 기업으로서는 SPAC에 인수되는 것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 우회상장과 유사하지만 SPAC은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만을 위해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이 다르다.

2019년만 해도 IPO의 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비주류에 속했던 SPAC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이제 IPO 시장의 주류가 됐다.지난해 사상최대 규모로 성장한 IPO의 절반이 SPAC을 통한 우회상장이었다.

은행들을 끼고 IPO를 진행하던 전통적인 방식에 넌덜머리를 내던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SPAC과 합병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새로운 주류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SPAC이 우회상장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면 SPAC 창업자들 역시 대박을 낸다. SPAC 설립자들은 우회상장이 이뤄지면 대개 상장 주식의 20%를 수수료로 챙긴다.

아르노가 만드는 SPAC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될 계획이다. SPAC 이름은 페가수스 유럽으로 정해졌다. 자금은 아르노 회장이 소유한 그룹 아르노가 지원하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인수합병(M&A) 전문가 출신인 디에고 디 죠르지도 합류하게 되며 머스티어와 죠르지가 SPAC 운영을 맡는다.

암스테르담 증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런던을 제치고 유럽 주식시장의 중심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는 곳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페가수스는 상장을 통해 수억 유로 자본을 확보할 계획이며, JP모간이 상장 자문을 하고 있다.

아르노와 SPAC 출범을 준비 중인 머스티어는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유럽 시장에서 자본 수요를 충족할 필요가 점증하고 있다면서 “SPAC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고, 유럽에 자본을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노는 세계 4위 부자다. 자산평가액 규모가 1140억 달러로 지난 40여년간 M&A로 세계 최대 명품 재벌을 일궈낸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부터 대대적 M&A에 나섰다. 그의 전략은 브랜드마다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LVMH의 브랜드들은 각기 고유의 전통과 역사를 살린 개별 기업과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이런 개성을 살려준 것이 아르노 회장의 경영 전략이라고 전했다.

LVMH가 거느린 명품 브랜드는 70여개가 넘는다. 기업 이름에 들어있는 루이뷔통을 제외하고도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다 LVMH 휘하다. 셀린느·디올·지방시 등 패션계의 클래식 명품부터 모에 샹동과 헤네시 등 주류, 태그호이어 등 시계 브랜드까지 섭렵했다. 아르노 회장이 공격적으로 M&A에 나선 결과다.

NYT는 아르노 회장을 두고 명품 브랜드 수집가라고 표현했다. 명품 브랜드를 키운 아르노 회장은 이제 페가수스 유럽을 통해 유럽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는 유럽 SPAC 붐의 선두주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의 야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 하제헌 칼럼니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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