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이 이웃 나라 '앙숙'인 파키스탄으로도 공급된다.

양국은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른 국제적인 앙숙관계다. 이번 코로나 백신 외교가 양국 관계 진전에 어떤 효과를 끼칠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이살 술탄 파키스탄 보건 분야 총리 특별 보좌관은 전날 "코백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받을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700만 회분이 인도산이며 3월까지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요청하는 파키스탄 라호르의 주민. [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요청하는 파키스탄 라호르의 주민. [제공=연합뉴스]

코백스는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국제 프로젝트다.

인구 2억2000만 명의 파키스탄은 코백스를 통해 17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인도에서는 세계 최대 백신 제조사인 현지 업체 세룸인스티튜트(SII)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을 생산 중이다.

앞서 인도는 지난달 16일 자국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이웃 나라에 약 2000만 회분의 백신을 무상 지원하고 있지만, 파키스탄만 빠졌다.

인도 당국은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으로부터는 백신 공급 요청이 없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백신 공급이 양국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밑 백신 외교'에 관심이 쏠려왔다.

인도 정부가 파키스탄에도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안했고 백신 확보가 시급한 파키스탄도 조만간 인도산 백신이 전달되기를 기대한다는 보도가 간간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간 양국은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의약품 제조 강국'인 인도는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에서 유통되는 의약품 원료의 60∼70%도 인도에서 수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양국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핵무기 개발 경쟁 등을 벌이며 날카롭게 맞서왔다.

특히 잠무·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양국은 2019년 2월에도 전면전 위기를 겪었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 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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