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6명의 ‘동네 공업소’에서 연간 6억엔 수익을 올리는 초일류 장인, 매출이 아닌 수익을 생각하는 경영자, 허세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풍토를 닦은 사람, 3년이 지난 노하우는 무조건 팔아버리는 대표사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혁명가, 하룻밤에도 수십 억 원의 재료비를 쏟아부을 만큼 끝장을 보는 근성을 가진 사람, 학벌이나 직위보다는 실력과 인간성을 중시하는 경영자 …….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일본의 오카노 공업사 오카노 마사유키 사장을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기업하기 어렵다’로 새해를 맞는다. 각 기관들에서 발표하는 ‘중소기업 경영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침체 때문에, 중소기업의 질적 수준이 낮아서, 혁신이 미흡하기 때문에, 기술경쟁력이 약해서, 중소기업은 늘 경영난에 허덕인단다. 중소기업의 경영자는 백척간두에 선 지휘관이다. 목표를 세우고 갈 길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목숨 걸고 일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선택과 집중이다.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라.
선택한 일을 집중하는 것, 일하는 방법의 혁신이다.
일하는 방법만 바꾼다고 될 일도 아니다. 컴퓨터만 있으면 생산성과 직무능률이 오를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자. 환경변화를 앞질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주변상황을 이용하자. 널려진 정보들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이는 세상을 보는 눈으로 가늠 된다. 변화를 읽어라. 독서가 아니라 현실을 느껴라. 노자에 이르기를 ‘無字書者 天地萬物是也(세상전부가 책이다)’라 했다. 세상을 보되, 발끝을 보고 걷는 사람과 지평선을 보고 걷는 사람의 눈높이는 다르다.
남을 탓하지 말라. 남으로 핑계를 삼겠지만, 이미 남은 곁에 없다. 국가의 지원정책이 그러하고 국제경제의 흐름이 그러하다. 중소기업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그 능력 또한 무한하다. 중소기업에서는 경영자의 능력이 절대적이다. 아니 그 전부다.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 환경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책임을 아는 능력. 풍향과 풍속을 셈하여 과녁을 꿰뚫는 사람이 경영자다. 줄리어스 시저처럼, 격랑을 아무렇지 않게 건넌 경영자는 영웅이다.
전화 한 통화로 은행갈 일을 모두 해결하도록 한 ‘ㄱ’ 기업. ‘Sorry SONY’하며 전자업계의 세계적인 거함을 따돌린 ‘ㄴ’기업. 국제시장에서 베스트바이어로 선정된 ‘ㄷ’ 기업. 자동차용 휠 허브 베어링으로 일류가 된 ‘ㄹ’ 기업. 이들은 모두 우리 가까이 있는 중소기업들이다.
멀리 있는 기업들은 휴렛과 팩커드,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로부터 마이클 델에 이른다. 이들은 개인기업이었다. 재미동포이면서 성공한 한 여성 기업인은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그 사람도 하는데, 나는 왜!)’를 외치면서 미국을 정복했다. 그녀도 가족기업으로 시작했다.
동네 공업소의 프레스장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오카노 사장은 일에 대한 신념을 이렇게 얘기한다. ‘로테크(low-tech)없는 하이테크(high-tech)는 사상누각이다.’ 나아가 ‘팔리는 싸구려보다 대접받는 최고가 되라.’ 그가 어깨를 내민다.

정 수 웅
한국PL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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