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서너 곳 있다. 왜목포구, 마량포구, 도리포구 등 모두 유명해진 여행지들이다. 그 중에서 겨울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서천 마량포구다. 일출과 일몰은 물론이고 갈대밭과 철새 떼 감상까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해가 시작되는 이즈음 동해를 비껴서 서해를 향하는 마음은 한껏 홀가분해진다.

마량포구(서천군 서면)는 이른 아침 선착장에서 동남쪽을 향하면 구릉 위로 해가 떠오르고 저녁에는 서남쪽으로 해가 진다. 겨울철에는 바다에서 뜨고 그 외에는 산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마량포구는 고깃배들만 드나드는 작은 어촌마을. 바닷가에서는 김 양식이 활발하고 광어, 우럭, 농어 등이 많이 잡힌다. 어시장은 형성되지 않지만 입질이 좋아 낚시터로 인기다. 특히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이 있어 더 볼거리다. 하지만 대부분 꽃은 위치 탓에 봄이 돼야만 감상이 가능하다.
낙조 때까지 남은 시간은 주변을 들러보는 일도 소모하는 것이 좋다. 서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는 신성리 갈대밭과 금강 하구언의 철새 도래지다. 신성리 갈대숲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 뚝방에는 영화촬영지를 포스터를 걸어 촬영지를 알려주고 있다. 갈대밭 입구에는 장승이 반긴다. 안쪽에는 통나무 다리, 박목월, 김소월, 신경림, 박두진 시 등을 목각해 놓은 판자 등 조형물들이 들어서 있다. 갈대밭 입구에 써 있는 신경림 시인의 ‘갈대’가 떠오른다.
‘언젠부턴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바람도 달빛도 아닌것/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까맣게 몰랐다/-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그는 몰랐다.’최근에도 드라마 장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라서 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금강하구언변에 철새 관람지가 있다. 11월에서 1월이 적기. 청둥오리, 가창오리, 고니 등 여러 철새들을 볼 수 있다. 떼 지어 날아다니며 군무를 펼치는 철새들을 보려면 해질녘이나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이 좋다.
이리저리 들러보고 낙조를 보기 위해서는 다시 서쪽 바닷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일출을 보던 마량포구도 좋지만 그곳과 인접해 있는 춘장대의 낙조도 괜찮다.
해수욕장 주변으로는 송림이 우거져 있어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든다. 그 외에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썰렁하다. 넓게 펼쳐진 갯벌. 그 사이로 승마단체들이 말을 타러 나온 동호인들도 우연히 만날 수 있다. 낙조에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실루엣 되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 보는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
■대중교통 : 서울역에서 장항선 열차가 매시간에 한 번 꼴로 운행. 서천에서 각 방향 버스 이용하면 된다.
■자가운전 : 서해안 고속도로-서천 나들목-홍성, 보령으로 난 팻말을 따라 우회전하면 마량포구로 들어가게 된다. 혹은 호남고속도로-논산IC-서천-21번 국도 따라 비인-강경-한산-춘장대 해수욕장 방면. 동백정과 마량포구, 홍원 항은 지척이다.
■별미집과 숙박 : 회를 즐겨도 좋지만 서해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조개구이가 별미. 불타는 조개구이집은 인심이 넉넉해 사람이 많은 편이다. 신두리 바닷가 옆에 있는 포장마차(041-952-3288)는 조개 칼국수 맛으로 소문나 있다.
낙조는 시간 다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출은 그렇지 않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마량리 주변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민박이지만 노을(041-951-6697)만 모텔이다. 시설은 괜찮지만 친절성이 떨어지고 시내보다는 가격이 높다. 1998년 개장한 해송천연림인 희리산 자연휴양림(041-953-9981,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이 괜찮다. 단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 또 들어가는 진입로가 다소 불편하다.

◇사진설명 : 서해의 일출지로 유명한 충남 서천 마량포구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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