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EA)’CEO 앤드루 윌슨(Andrew Wilson)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최대 혁신은 스트리밍과 구독 서비스의 결합이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장애 없는 게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게임회사들도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굴지의 두 게임업체 EA와 소니의 사례를 살펴보자. EA2년전, 게임 렌털업체 게임플라이(GameFly)’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을 손에 넣었다. 이어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 E3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시험판을 언론에 공개했다.

한편으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연 99달러를 지불하면 사용자들이 즉시 650개의 게임(대부분 오래된 카탈로그 타이틀이다)에 접속할 수 있다. 소니는 지난 2012년 초 클라우드 게이밍 회사 가이카이(Gaikai)’를 인수한 바 있다. 3년 후에는 가이카이의 경쟁사 온라인(OnLine)’도 사들였다.

이런 전략은 뷔페처럼 일정 가격을 내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게임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100달러 구독료에 타이틀 당 60달러에 판매되는 게임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하면, 근본적으로 각 게임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수익성 높은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고정비용은 서서히 상승하지만, 매출과 고객 수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EA의 윌슨은 그렇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니다. 근본적으로 같은 돈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생각하면, 신규 구독 방식을 통해 기존 모델보다 1억 명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비소프트(Ubisoft)’CEO 이브 기예모(Yves Guillemot)도 이에 동의한다. 그 또한 스트리밍 비디오 게임이 5년 내에 회사 수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선 윌슨과 의견이 다소 다르다. 기예모는 넷플릭스처럼 플랫폼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게임업계에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대신 각 게임업체가 사용자들과 직접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자 채널(publisher channel)’ 모델을 더 선호한다. 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다른 종류의 게임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게임업체들은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부실한 스트리밍 게임이 초기에 노출했던 기술적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CEO 슈트라우스 젤닉(Strauss Zelnick)분명 흥분되는 일이지만, 업계 판도를 바꿀 정도의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닌텐도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 닌텐도 아메리카의 사장 레지 피세메(Reggie Fils-Aime)결국 소비자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접근법에는 위험이 따른다. 이미 일부 IT 대기업은 360억 달러 규모의 이 산업에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트위치 Twitch)과 마이크로소프트(X박스 라이브 Xbox Live), 구글(유튜브)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사용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중국 IT·게임 대기업 텐센트(Tencent)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 회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Blizzard)’에픽 게임즈(Epic Games)’‘유비소프트(Ubisoft)’‘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국 내에선 트위치와 비슷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도우유(Douyu)’후야(Huya)’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른 말로 하면 이 게임(시장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시장을 사로잡으려는 게임과 서비스가 반복될수록 게이머들의 눈과 귀는 더욱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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