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골목을 지키는 20년 헤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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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 골목을 지키는 20년 헤어 디자이너
  • 노란우산 기자
  • 승인 2020.12.01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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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민 ‘민 style 헤어살롱’ 원장

골목을 오가는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눈다. 날씨 이야기를 나누다 커피 한잔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 목이 마른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들어와 물 한 잔을 마시고 가기도 한다. 서울 강남 개포동, 재건축으로 주변이 들썩이는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민 style 헤어살롱’이 골목을 지키는 방법이다.

20년이 넘게 헤어 디자이너 경력을 쌓아온 이순민 원장은 2014년, 처음으로 이곳에 자신의 숍을 꾸렸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이름의 끝자인 ‘민’을 따 상호를 정하고, 미용실 집기를 하나 둘 채워갔다.

“8평이 안 되는 직사각형 점포였어요. 그 전에 미용실을 했던 곳도 아니었고요. 정말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공간을 꾸몄지요. 최대한 넓어 보일 수 있도록 거울과 집기를 배치하고, 운영하면서도 이것저것 늘어놓지 않고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순민 원장의 부지런함 덕분일까. 7년차 헤어살롱은 갓 오픈한 미용실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외모를 관리하고 단장하러 오는 손님을 위한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손꼽는 이순민 원장의 장점은 고객 맞춤형 스타일을 단숨에 알아보는 디자인 내공이다. 자연스레 이원장에게 한번 머리를 맡긴 손님은 단골로 굳어진다. 동네 주민부터 인근 학교 학생들과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거뜬히 소화한다.

“헤어스타일은 유행에 민감하잖아요. 늘 새로운 트렌드를 배우고 시도해요. 요즘엔 유튜브로도 배울 수 있어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인심 좋은 동네 미용실 원장님과 예리한 헤어디자이너 사이를 오가며 이순민 원장은 오늘도 오래된 골목을 참 따뜻하게 지키고 있다.

다음은 이순민 원장과의 Q&A이다.

고객 맞춤형 스타일링, 탄탄한 기본기의 힘

20년 넘는 경력을 지닌 베테랑 헤어디자이너입니다. 미용사의 길을 어떻게 걷게 되었나요?

스무 살 때는 만화가가 꿈이어서 문하생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집에서 워낙 반대가 심했어요. 대신 어머니가 미용사를 권하셨죠. 6개월동안 학원에 다니면서 본 3번의 자격시험에 모두 떨어진 거 있죠.(웃음) 떠밀려 간 학원인데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게 재미있어서 집중을 못한 거죠. 일단 미용실에 취업하고 보니 하루 12시간 씩 반복되는 일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1년 정도 쉬다가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결국 미용사의 길이 보이더라고요. 마음을 먹고 학원에 등록한 덕에 2달 만에 자격증을 땄어요. 그 때가 스물셋, 그 이후부터는 꾸준히 미용사의 길을 걸었지요.

20년 동안 한길을 걸어왔는데요. 미용사의 매력이 새롭게 다가오던가요?

초창기에는 몸도 힘들고 완전히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스텝 생활을 마치고 초급 디자이너가 되니 나를 찾는 손님이 하나 둘 생겼습니다. 저의 스타일링에 만족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지요. 그 뿌듯함이 고단함을 다 잊게 해주고 디자이너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주었습니다.

헤어디자이너로 원장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스텝 생활을 6년 정도 했거든요. 그만큼 기초를 탄탄하게 쌓을 수 있었어요. 여러 선생님을 경험하며 디자인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었거든요. 요즘에는 유튜브 등으로 공부할 수 있지만 전에는 세미나 말고는 정식으로 배울 곳이 없었어요. 함께하는 원장님이 가장 큰 스승이었지요. 때문에 너무 빨리 디자이너가 되면 내 일을 하기만 바빠 새롭게 배울 기회가 사라져요. 저는 스텝으로 일하며 어깨 너머로 익힌 기술들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저만의 스타일을 안정적으로 다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고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어요. 안 어울리는 스타일은 냉정하게 안 된다고 말해주고요. 다른 곳에 갔던 분도 결국 저를 찾아오시더라고요.

경력에 비해 늦게 미용실을 오픈한 편입니다.

혼자 다 책임지는 게 두려웠어요. 다행히 친언니가 동업을 제안하여 용기를 낸 끝에 2014년 4월 제 이름을 건 첫 미용실을 열었습니다. 터도 한참 고민하다 언니가 있는 개포동으로 정했고요. 가게 터는 미용실을 하던 곳은 아니었어요. 공간이 좁아서 최대한 넓게, 지저분한 것 없이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했어요. 아직까지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민헤어를 찾는 고객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개포고등학교와 학원이 인근에 있어 중고생들이 자주 찾고 동네 주민과 인근 직장인도 단골이에요. 90세 할머니부터 어린아이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지요. 주변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중이라 이사를 가서 손님이 줄어든 게 아쉬운 점이지요. 새로 들어선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이 골목을 잘 모르시거든요. 다행이 이사를 간 후에도 찾아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신규고객 유치 및 단골고객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나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본 적은 없어요. 동네 미용실은 입소문이 중요하거든요. 지금까지 그렇게 고객들을 늘려나갔고요. 기본적으로 어떤 고객이 오든 만족할 만한 스타일을 완성해주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사전 상담을 꼼꼼하게 해주는 편이고요. 단골에게는 언제든 편안하게 찾을 수 이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신경 쓰지요. 수다 떠는 공간이기도 하고, 앞머리 정도는 그냥 잘라 드리기도 하고요. 그게 동네 미용실의 정이잖아요. 현재는 전화 예약제로 운영 중인데 고객 편의를 위해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의 예약 플랫폼과 연동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고객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온 친구가 군대 첫 휴가를 나와 커피를 사들고 찾아왔어요. 군대에서 휴대전화로 예약을 하고 바로 온 거죠. 의외로 군대 휴가 때 찾는 친구들이 많아요. 또 한 친구도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못가고 갑갑하다고 미용실로 놀러 왔더라고요. 그렇게 언제 들러도 반갑고 편한 곳이 될 수 있도록 고객들과도 부담 없이 편하게 지냅니다.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인가요?

당연히 저의 스타일링을 맘에 들어 할 때죠. 다른 곳에 가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다시 돌아온 분들이 계세요. 그 머리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기까지 한참 시간이 걸리는데 최종적으로 만족해하실 때 정말 뿌듯합니다.

미용실 오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조언이 있을까요?

20년 넘게 미용사로 일하다보니 다른 곳에서 헤어스타일을 망쳐서 오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단순히 고객의 변심이 아니라 기본이 안 된 시술로 엉망이 된 머리를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창업을 하든지 디자인을 하든지 기초부터 단단히 다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디자이너 욕심을 내기 보다는 충분히 잘 배웠다는 자신감을 먼저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요?

지금은 저 혼자인데 직원을 두고 미용실을 넓히고 싶은 꿈이 있지요. 그리고 이건 정말 마음속으로 품은 꿈인데요. 미용 백화점을 만들고 싶어요. 한 건물에서 미용 재료부터 기기까지 한 번에 살펴볼 수 있고 미용실도 다양하게 입점해있는 거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참 근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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