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이미지 제고해 청년일자리 창출 앞장…20개사 선정·포상
일자리 희망정책 포럼에선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정책지원 역설

중기중앙회와 서울경제 공동주최로 지난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 스마트일자리대전’에서 참석 패널들이 코로나19 이후 청년일자리 양극화 해소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와 서울경제 공동주최로 지난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 스마트일자리대전’에서 참석 패널들이 코로나19 이후 청년일자리 양극화 해소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직원들은 독일 프로축구 경기장에 있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즐겼다.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가 그해 우수직원을 뽑아 포상으로 보낸 것이다.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는 인피니트헬스케어는 2017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후원을 했다. 이날 경기장 광고판에는 인피니트헬스케어 로고가 노출됐다. 자신들의 회사 로고를 발견한 직원들이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지난 23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서울경제신문이 여의도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공동 개최한 ‘2020 중소기업 스마트일자리대전행사에서 7회 행복한 중소기업 경영대상시상 가운데 최고상인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한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사례다.

행복한 중소기업 경영대상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중소기업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앞장서 온 기업을 발굴해 시상하는 행사로 올해 7회째 열리고 있다.

 

5년간 122명 청년 채용에 앞장서

이날 김동욱 대표는 경영대상 사례발표를 통해 어떻게 직원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직문화를 실험해 왔는지를 소개했다. 전체 임직원이 293명인 이 회사는 최근 5년 동안 무려 132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에 앞장을 서고 있다. 특히 132명의 입사자 가운데 122명이 만 34세 이하의 청년들이었다. 올해 코로나19 난국 속에서도 36명을 채용할 정도로 인재 영입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인피니티헬스케어는 중소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취약한 부분인 직원 재교육 문제는 사내대학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사내에 인피니트 대학을 운영 중인데 인공지능(AI)이나 정보보안 등 최신 산업 트렌드부터 고객서비스 전략까지 각각의 지식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직원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동욱 대표는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청년들을 더 고용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인피니트헬스케어와 함께 켐트로스도 대상을 수상했다. 2차전지 배터리 첨가제와 같이 첨단소재를 개발하는 켐트로스도 청년 채용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6, 19명의 청년을 고용했다. 켐트로스는 사내복지 제도가 우수하기로 소문나 있다. 자녀당 연간 최대 1000만원의 학자금이 지원된다. 20만원씩 동호회별 활동비가 지원되고 교육 희망자는 언제든지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최우수상(장관상)인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받은 코미코는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청년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잘 운영하고 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상을 받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크로키닷컴은 직원에게 점심과 저녁 식비를 모두 지원하고 주거안정지원금 제도를 통해 1억원 규모의 대출도 지원해 최근 2년간 이직률이 3~4%일 만큼 직원 만족도가 높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은 그린자이언트는 폐기·중고 휴대폰과 부품을 재활용해 판매하는 기업으로 중소기업에서는 드물게 노조 설립을 허용했고 직원 모두 청년인 젊은 기업이다.

이밖에도 우수상에는 에스지오·넥스틴·지더블유캐드코리아·셀젠텍 등 4개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는 등 이날 총 20개사가 행복한 중소기업 경영대상에 선정됐다.

 

비대면 시대 맞는 유연근무제 도입해야

시상식에 이어 2부 행사로 진행된 ‘COVID19 이후, 청년 일자리 양극화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희망 정책 포럼에서는 중소기업의 스마트일자리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먼저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패널데이터 연구실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빈 실장은 중소기업은 한계기업이라는 인식을 깨야 한다중소기업 종사자가 83%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 일자리의 근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소기업계를 ‘998377’이라고 표현하며 中企 지원을 위한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을 비롯한 청년내일채움공제, 고용증대 세제 혜택을 줘 중기가 청년 채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98377’이란 전체 기업 중 중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99%, 종사자가 83%, 전 국민의 77%가 중기에 근무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김 실장은 “15~34세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3년 동안 9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실제로 고용 증대 효과를 톡톡히 냈다이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 평균 청년 채용 인원 증가율이 지난 2017년에는 1.5%, 2018년에는 26.7%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실장은 정부가 중소기업 고용유지지원금 예산 규모를 확대하면서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재정 지출이 많아졌다 해도 관련 예산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디지털·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중기 일자리 문화 등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부총리상을 받은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경제부총리상을 받은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앱 이용해 채용 정보불균형 해소 제안도

기조강연에 이어 석종훈 대통령비서실 중소벤처비서관을 좌장으로 한 토론회에는 청년일자리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한 열띤 논의가 있었다.

패널로 참여한 송보희 한국청년정책학회 회장은 청년들은 경제력만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요구가 강하다정부 지원으로 재택근무와 탄력근무제를 적용한 일 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미스매칭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송 회장은 직방앱처럼 집 근처 중소기업 일자리를 알려주는 플랫폼을 활용해 일자리 미스매칭을 개선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이정환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카카오와 같은 벤처·스타트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활용하는 이른바 고용주 브랜딩을 중소기업들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용주 브랜딩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회사의 기본정보는 물론 회사의 기업관이나 인재상·미래목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청년 구직자들이 아무런 정보 없이 중소기업에 취직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처럼 중소기업도 어떤 직원들을 원하는지 명확한 브랜딩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봉이나 업무 분야부터 기업 문화까지 모든 채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적성에 맞는 구직자들이 찾아와 오래 다닐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승우 서울특별시교육청 취업지원장학관은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병역 특례제를 확대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고졸 취업자는 졸업하면 취준생이 아닌 바로 실업자라며 가장 치명적인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군 복무에서도 전공과 주특기를 연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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