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死則生(필사즉생) 幸生則死(행생즉사)”
-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요행히 살려고 하면 죽으리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극심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자기 종족을 번식시키며 그 종(種)을 이어가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쓴다.
과실나무 가운데 사과나무·배나무·복숭아나무 등과 밤나무·호두나무·잣나무 등 그런 과수(果樹)들이 생명을 지키거나 종족번식을 위해 벌이는 생존방법을 비교해 보면 우리는 그 과수들이 살아가는 방법에서 중요한 삶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아낌없이 베풀면 생명을 얻고
사람들이 즐겨먹는 사과·배·복숭아 등은 색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고 단맛이 많으며 과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그 과실의 살(果肉)은 먹을 수 있는 부분이 80~95%나 되고, 겉껍질이 얇아 먹기 쉽다.
대부분의 생물들이 자기 생명을 잃지 않고 안전히 지키기 위한 보호장치를 모두 저마다 갖추고 있는데 비해 사과·배·복숭아 등은 사실 과실나무의 생명의 씨를 간수하고 있는 종자보관창고인데도 불구하고 그 씨를 싸고 있는 과육 전체가 완전히 드러나 있어 겉으로 보면 과육은 물론 종자까지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아무런 보호장치나 방비조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자를 살려 종의 번식을 성취하고 생명을 끊임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는 넉넉하고 많은 영양과 맛의 기쁨을 주고 동물 및 곤충에게도 생명의 이로움을 아낌없이 주면서도 자신의 아름다운 색깔과 좋은 향기, 단맛을 간직한 귀중한 몸 전체(과육)를 희생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에 자기의 종을 영원히 이어나갈 수가 있으며 생명을 지켜간다.

제 삶만 챙기면 오히려 생명 잃어
이와는 달리 밤은 밤송이를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싸고 또 떫은맛이 나는 속껍질로 감싸서 밤송이(밤나무 종자)를 보호하고 있다.
호두도 열매의 가장 바깥 쪽 껍질과 열매 속에서 바로 씨를 싸고 있는 껍질 등 두 겹, 세 겹의 단단한 껍질로 그 열매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그것도 완전하지 못한 듯해 열매가 익을 무렵엔 가장 바깥 쪽 껍질 녹색 과일의 살[육질(肉質)]에서 독기가 있는 물질까지 나와 동물이나 곤충이 먹지를 못하게 한다.
밤·호두·잣ㆍ은행 따위와 같이 과실의 껍질이 굳고 단단하며 그 안에 종자가 들어있는 과일인 견과류(堅果類)는 겉껍질과 속껍질로 열매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려면 반드시 단단하거나 무거운 물건으로 깨뜨리거나 부셔야 먹을 수 있다.
밤ㆍ호두 따위는 언뜻 생각하면 굳고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어 생명이 안전할 것 같아도 그것을 먹어 영양물을 몸 속에 빨아들이려면 그 굳고 단단한 껍질들을 부스러뜨리고 깨트려야 하므로 무거운 물건으로 때리거나 힘껏 내려치기 때문에 과일이 산산이 부서지고 으깨져 생명 전부를 잃게되거나 씨조차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굳은 것이 생명을 지키는데 이로움보다는 오히려 큰 결함이 된다.
자기만 살려고 하며 자신만을 보전하려고 아등바등하면 밤의 경우처럼 제 한 몸도 지키지 못해 생존의 위험에 부닥치게 되며 파멸을 자초할 수도 있으며, 불우한 경우엔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깨달을 수 있다.
밤과 같이 자기만을 아끼는 닫힌 사회는 희망도 없고, 사람과의 관계는 적대적 경쟁자로만 생각돼 서로 삭막하기 짝이 없음은 물론 국가의 발전을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더 큰 자기를 위해!
우리들도 사과처럼 아낌없이 자기를 희생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나라와 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며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 공존의 조화를 이룰 때 반드시 귀중한 생명을 얻을 것이고, 서로 사랑을 나누고 베푸는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온정이 우리 사회에 넘칠 때 사회 전체는 편안하고,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국가의 지반은 반석처럼 될 것이며 한국은 명실공히 21세기의 선진적인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 종 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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