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소주 시장에서 저도주 소주가 유행을 했습니다. 기존 보다 도수를 낮춰서 젊은 층까지 공략을 해왔는데요. 이제 맥주 시장은 저도주 트렌드를 넘어 무알콜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요즘 술을 가볍게 즐기는 문화가 대세입니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주류 업체들 입장에서는 선도적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인기 상품을 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술이긴 한데 알콜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 합니다. 이건 맥주가 아니라 음료가 맞을 수 있습니다.

아직 무알콜 맥주 시장은 초기 시장입니다.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시장 규모는 작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은 빠릅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무알콜 시장은 153억 정도였습니다. 201481억원 규모였는데, 5년만에 2배 성장을 한 겁니다. 물론 국내 맥주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어린아이 걸음마 단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무알콜 맥주 시장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 졌습니다. 이 시장의 선도업체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입니다. 각각 2012하이트제로, 2017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놓으면서 무알콜 맥주시장을 열었는데요. 요즘처럼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지자, 오비맥주가 지난달 카스 제로를 출시했습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수입맥주인 칭따오가 칭따오 논알콜릭을 선보였습니다.

무알콜 맥주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요즘엔 혼술·홈술이 대세입니다. 그런데 혼자 술을 먹다보면 취하기 보다는 어떤 분위기를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무알콜 맥주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 올해는 건강이 제일 화두다 보니까 알콜 섭취에 대한 소비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무알콜 맥주 시장의 성장을 부추긴 다른 요인으로는 온라인 주문이 있습니다. 전통주 이외에 술은 온라인으로 배송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알콜이 없는 맥주는 엄연히 음료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언제든 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무알콜이라고 100% 무알콜 맥주가 아닌 제품도 있습니다. 카스제로, 칭따오 논알콜릭은 맥주와 동일한 발효 과정을 거치다가 마지막에 알코올을 빼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까(맥주 특유의 맛을 위해) 알콜이 0.05% 미만 정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법상 무알콜 맥주입니다. 반면 하이트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발효 과정 없이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첨가하는 방식입니다. 알콜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무알콜 맥주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까요. 일본은 연간 7000억원 이상 무알콜 맥주가 팔린다고 합니다. 편의점에만 가도 따로 무알콜 맥주 제품군이 진열될 정도라고 하네요. 적어도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 대거 무알콜 맥주에 대한 입맛을 들인다면,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거로 보입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