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무한사랑 베푼 이건희 회장

1994년 12월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력개발원(구 중소기업협동조합연수원) 기공식’에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 두번째부터), 김철수 상공자원부 장관, 박상규 17대 중기중앙회장 등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1994년 12월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력개발원(구 중소기업협동조합연수원) 기공식’에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 두번째부터), 김철수 상공자원부 장관, 박상규 17대 중기중앙회장 등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달 28일 엄수된 영결식과 발인으로 영면에 들어간 가운데 그가 생전에 중소기업계에 펼쳤던 선행이 조명 받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중소기업계를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를 비롯해 중소기업인들이 절실한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서 물심양면 지원해 왔다. 경영에 있어서는 냉혹한 승부사였지만, 대기업 수장으로써 따뜻한 상생경영을 펼쳤던 중소기업계의 동반자였다.

이건희 회장과 중소기업계의 인연은 지난 1992년부터 이어졌다. 당시 이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제17대 중소기업중앙회장이었던 박상규 회장이 인사차 들렸다. 중기중앙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그 자리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도울 일을 물었고 교육연수원을 지어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승낙했다.

지난 1997년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이 완공됐고 땅과 건물을 기증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중소기업들의 인력 양성을 돕기 위해 땅과 건물 뿐만 아니라 초기 운영비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은 지금까지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의 교육 요람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연수원을 삼성 연수원과 똑같은 규모에 똑같은 시설로 지어주라는 것이 당시 이건희 회장의 지시였다면서 대기업 것은 크게 짓고 중소기업 것은 작게 지을 법도 한데, 전혀 가식 없이 창문 틀부터 칠판 하나까지 같은 것으로 꼼꼼하게 챙기셨다고 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중소기업인력개발원 건물 앞 정초석에는 이렇게 써 있다. “우리 중소기업인의 열망과 이건희 회장의 뜻이 함께해 삼성그룹에서 건립·기증한 이 곳 중소기업개발원은 도약과 창의의 21세기를 열어가는 국가 경제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정원내 기념식수에도 이 회장의 이름이 당시 고건 국무총리 등과 함께 새겨져 있다.

이건희 회장과 중기중앙회의 인연은 20년 뒤 다시 이어진다. 중기중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20126월 상암동 DMC에 완공한 중소기업DMC타워건립 과정에서 삼성이 재차 거액을 쾌척한 것이다. 2012년은 이건희 회장이 애플과의 스마트폰 경쟁이 한창 벌어지던 바쁘고 중요한 시기였다. 삼성에게 중차대한 역사적 시기에 이 회장은 중소기업DMC타워 건립에 250억원을 기부했다. 시공은 삼성건설이 맡았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던 시기에도 삼성과 중기중앙회는 맞손을 잡았다.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중소기업 혁신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억원씩, 500억원을 투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이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공장혁신, 일터혁신에 삼성이 큰 도움을 주는 중이다.

김기문 회장은 이건희 회장에 대해 상생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고, 항상 중소기업에 애정과 진정성을 갖고 가깝게 접근하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수많은 중소기업인에게 어깨를 나눠준 소중한 친구이자 선배로써 이건희 회장의 발자취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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