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스운 버릇이 하나 생겼다. 질병관리본부의 아침 브리핑 뉴스를 찾아본다. 확진자가 얼마나 되는지, 국내발생과 해외유입 숫자를 본다. 습관이 됐다. 그동안 그럭저럭 국민이 인내하고, 방역당국이 애를 써서 별일 없이 굴러갔다.

공포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100명이 넘더니 하루만에 200이고 300도 넘어서고 있다. 그럼 내일과 모레는? 전문가도 아닌 일반 국민인데도 각자 이런 예상 시나리오를 각자 쓰고 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치열한 경쟁과 시장 과잉 진입으로 휘청거리던 식당과 소규모 자영업계, 이제는 정말로 쓰러질 판이다.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재발을 막는다. 벌어진 건 벌어진 것이고, 그걸 교훈 삼아 벌할 건 벌하고 대비할 건 또 대비할 수 있다. 일단 당장이 문제다. 오늘 가게 사장이 전 직원 단톡방에 문자를 올렸다.

오늘 하루 쉴까요. 예약도 다 취소됐는데.”

쉬자면 아싸!’하는 게 일하는 사람의 본심인데 적어도 그런 상황은 아닌가보다. 아무도 답이 없다. 중간 관리자가 한 마디 한다.

그래도 오후까지 상황을 보시죠.”나머지는 묵묵부답. 그 침묵과 무언의 바탕에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단단하게 뭉쳐 있다. 일해야 밥이 나온다. 밥 나올 근무를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라니.

사실 다른 의미에서 자영업 시장은 매우 왜곡돼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닌게 많다. 농업 문제가 그렇듯이. 보조금 주고 보상금 준다고 농업이 이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자영업 시장은 그나마 보조금이고 보상금이고 받아본 역사가 없다. 작은 가게들, 이를 테면 영세한 식당들이 재료 사들이는 데서 세금 깎아주던 요령이었던 의제매입공제 같은 것도 유명무실해졌다.

코로나 사태로 정부, 지자체에서 직원 월급 보전해주고 세금 깎아준다는 걸 들여다보면 보통 연 매출 2, 3억 미만이다. 월 매출로 2000~3000만원 정도 이하로 파는 가게라야 그나마 받을 자격이 된다는 거다. 직원 두엇 쓰고 사장이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가게 매출이 어지간하면 대도시에선 이정도 매출 안 넘는 가게가 얼마나 되나. 더구나 법인은 또 안되는 게 많다. 요즘 손톱만큼 작은 법인이 얼마나 많은데. 작은 가게 사장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그네들 삶이 사는 게 아니다.

식당이라고 치자. 자영업 다수가 밥집, 술집이니까. 하루종일 16시간씩 일하는 자들이 수두룩하다. 새벽 첫차 타고 나가는 전철 버스 안 승객들은 빌딩 청소, 공사장 인력 아니면 자영업 사장이라는 말이 있다. 차도 없는 그 허울뿐인 사장들이다. 식당 사장은 장보고 조리도 하고 홀 치워가며 배달 앱에 아양 떨며 답글 달아가며 산다. 그런 사람들 99퍼센트가 정부에서 뭐 받아본 적이 없다.

, 재난지원금은 받았다만 그건 국민이 다 받은 것이니. 물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대다수 국민의 적극 지지를 받고 있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러나 그 사태의 여파까지 헤아려달라는 건 무리일까.

이번 상황을 언론에서는 2차 코로나 사태라고 명명하고 있다. 자영업자에는 충격파가 더 세게 오는 것 같고, 상처도 어마어마하게 남으리라는 불길함이 도사리고 있다. 원래 맞은 데 한 번 더 맞는 게 훨씬 아프다. 걱정이다. 다들 힘내시라. 이 말밖에 할 게 없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