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줘서 내가 의도하는 대로 이끄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상대편이 이쪽 편의 뜻을 따르도록 깨우쳐 말함이라고 정의한다. 강압이나 무력을 쓰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나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설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설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설득을 하고 싶지, 설득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쉽게 설득되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상당히 복합적이다. 상대에 대한 불신, 내 생각을 굽히기 싫은 자존심, 설득은 곧 패배라는 인식, 다른 사람의 이목을 의식하는 체면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방어막을 뚫어야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오래전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설득에 대해 말했던 적이 있다. 자신의 저서 <수사학>에서 수사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설득수단을 발견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설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3가지 요소를 말했는데, 바로 에토스(Ethos)’‘파토스(Pathos)’‘로고스(Logos)’. 먼저 에토스는 인격과 명예 등의 신뢰감을 말하는데, 이를테면 말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말한다. 파토스는 감성이다.

이성이 아닌 마음을 건드리는 것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배려와 관심이 바로 그것이다. 로고스는 이론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좋은 기법을 동원하고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해도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약 100여년 후에 활동했던 동양의 사상철학자 한비자도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비자 당시에 설득이란 세상에 뜻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자신의 이상과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군주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책 <한비자>세난편(說難篇)’은 설득의 어려움과 그 기법을 말해주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구절은 바로 이것이다.

설득이 어려운 것은 상대의 마음을 알아내 거기에 맞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설득을 잘하려면 지식이나 언변, 그리고 당당하게 뜻을 펼칠 수 있는 담대함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상대와의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감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예를 들었다. “상대가 명예를 중시하는데 재물로 설득하면 실패한다. 재물을 탐하는데 명예로 설득해도 반드시 실패한다. 속으로는 재물을 좋아하면서 겉으로는 명예를 내세우는지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설득을 잘 하려면 먼저 상대를 인정해야 하고 그가 좋아하는 것, 잘 아는 것으로 말을 시작해야 한다. 먼저 상대의 마음을 열면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다. 그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승리하는 지름길이다.

 

- 조윤제 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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