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F&B)가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그것도 국내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롯데 출신인 소진세 회장이 취임한 이후 교촌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외식시장 불황 속에서도 체질개선에 성공했고, 이번에 주식 시장 입성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상장의 목적은 자금수혈을 통한 새로운 도전일텐데요. 교촌치킨은 치킨집에서 머물지 않고 글로벌 종합식품 외식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입니다.

교촌은 지난 23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입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해 IPO 즉 기업공개가 이어질 테고요. 이 절차를 넘기면 프랜차이즈 업계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직상장이 되는 겁니다. 그간 직상장에 도전했던 곳이 몇 곳 있었죠. 맘스터치를 운영 중인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우회상장으로 증권시장에 입성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교촌의 직상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 중입니다. 불황의 내수시장 속에서도 수년 째 안정적인 실적을 뽑아내고 있고요. 게다가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는 겁니다. 특히 소진세 회장이라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성공적인 전환까지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입니다.

교촌치킨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입니다. 교촌의 시작은 1991년 대구 본점을 시작으로 성공 사다리를 쌓아 올렸습니다. 올해 창립 29주년을 맞은 교촌치킨은 지난 2016년 마침내 숙적 BBQ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는데요. 교촌은 지난해 매출 3692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후 줄곧 3000억원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매출 3000억원은 상당히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11치킨을 즐기는 소비자도 더러 있겠지만 국내 내수 소비시장의 치킨 구매력을 따진다면 단일 프랜차이즈 기업이 매출 3000억원을 기록하는 건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겁니다. 교촌이 최근 직상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결정적 비결에도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에 그렇습니다.

요즘 교촌치킨을 말할 때 소진세 효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지난해 4월 교촌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은 전문CEO 체제 도입을 공식화했습니다. 새로운 변혁의 운전대를 움켜 준 사람이 바로 새로 영입된 소진세 회장이었던 거죠.

소 회장은 롯데그룹에서만 40년 가까이 일한 유통업종의 실력자입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마케팅본부장을 비롯해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를 거쳐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회공헌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끼는 인물 중 최측근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소진세 회장 체제 아래 교촌은 상당히 빠른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동안 신메뉴 출시에 아주 미온적으로 했던 교촌치킨이 소 회장 이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순살 치킨 쪽 신상품이 줄을 이었고, 교촌치킨의 또 다른 강점인 소스를 기반으로 메뉴를 다변화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신메뉴 전략에 약간 부정적입니다. 기존에 길들여진 입맛을 유지 관리하는 게 훨씬 매출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소 회장의 전략적 다변화는 시장에 파급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허니 순살은 요즘 교촌치킨의 새로운 맛으로 각광이라고 합니다.

특히나 소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도 이어갑니다. 일단 치킨과 무관한 외식 브랜드와 비수익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교촌치킨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치킨 사업 중심으로 신상품 개발에 집중하는 거죠. 이러한 소 회장의 혁신은 성과로 바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소 회장 취임 이후 교촌치킨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61%가 증가해 319억원을 기록합니다.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은 매출 3000억원과 함께 의미심장한 수치입니다. 괜히 소진세 효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거 같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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