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전국시대(戰國時代)라고 부른다. 명칭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전쟁이 일상인 시대였고, 그 어느 때보다 살아남기 힘든 시대였다. 군인은 전쟁터에서, 백성들 역시 전쟁의 와중에 굶어서, 혹은 전쟁에 휩쓸려 죽임을 당했다. 바로 이런 시대에 철저한 민본주의자였던 맹자는 고난의 의미에 대해 가르쳤다. 비록 현실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고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맹자는 고자하에서 고난을 통해 위대한 인물이 된 사람들의 예를 들었다.

순임금은 들판에서 발탁됐고, 부열은 성을 쌓다가 발탁됐으며, 교격은 어물전에서 어물과 소금을 팔다가 발탁됐고, 관중은 옥에 갇혔다가 발탁됐고, 손숙오는 바닷가에서 발탁됐으며, 백리해는 시장에서 발탁됐다.”

순임금은 전설 속의 황제였고, 부열은 미천한 출신이었지만 재상으로 발탁돼 상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마찬가지로 교격과 관중, 손숙오는 모두 춘추시대의 명재상으로 나라를 잘 다스려 전성기를 만들었던 인물들이다. 이들의 출신 성분은 미천했지만, 험한 일을 겪고 난 후에 발탁돼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 맹자는 이들이 어려운 일을 거쳤던 것은 단순히 시대를 잘못 타고났거나 운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그들을 크게 쓰려는 하늘의 뜻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먼저 마음을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없게 해 그가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한다. 마음을 격동시켜 성정을 강하게 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맹자는 왜 하늘이 굳이 크게 쓸 사람에게 어려움을 겪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사람은 항상 과오를 범한 후에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막힌 후에야 분발하고, 얼굴빛과 목소리에 고뇌가 드러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고난을 통해 스스로 반성하고, 어려움을 겪은 후에 더욱 분발하게 된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역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내와 자제력, 그리고 고난 극복능력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된다는 것에 우리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역경과 고난을 통해 얻은 경험이 삶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맹자는 이어서 나라에도 같은 이치를 적용한다.

나라 안에 법도를 지키는 대신과 임금을 보필하는 현인이 없고, 밖으로는 대적하는 나라와 외침의 환란이 없으면, 이런 나라는 언제나 망하기 마련이다. 이로부터 걱정과 어려움이 살게 하고, 안락함이 죽음으로 이끈다(生於憂患 死於安樂생어우환 사어안락)’는 이치를 알게 된다.” 사람이든 나라든 걱정과 어려움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지만, 당장의 안락에 젖어 있을 때 이미 패망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맹자는 말하고 있다. 고난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안락할 때 방탕하지 말라는 경고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그 피해를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는 암울한 소식도 들린다. 이러한 때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도 절실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잡아야 할 것은 흔들리지 않는 의지와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다. 비극과 절망의 시대를 당당하게 헤쳐나간 맹자의 지혜를 함께 새겨보자.

 

- 조윤제 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