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막론하고 너무도 편한 문자 전송이 카카오톡입니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에는 일반 메시지 보내기로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문자 1건당 무려 30~40원의 요금을 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거 가지고 불평불만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의레 당연한 생활풍속도였으니까요.

2009년 무렵 아이폰이 한국에 본격 상륙하면서 삼성과 LG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사람들이 스마트폰 구입을 서둘렀는데요. 스마트폰의 필요성이 대두된 여러 요인 중에 가장 컸던 것이 바로 카카오톡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 방식이 데이터를 활용한(사용자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메신저로 급격하게 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서비스 시작한 지 올해 딱 10주년이 됐습니다. 카카오톡은 문자 전송 방식을 바꿨다고 했지만 우리 삶 자체를 많이 체인지했습니다. 10년 전 카카오톡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을 뒤바꾼 인물이 바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입니다. 김 의장은 벤처업계 1세대 대표하는 입지적인 인물입니다.

재미나게도 현재 우리 생활에서 IT혁신의 바람을 이끄는 주역은 대부분 김범수 의장과 동년배인 86학번 들입니다. 네이버를 이끄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를 비롯해 국내 최대 게임 기업 넥슨의 김정주 회장, 그리고 최근 타다 금지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등이 모두 86학번입니다. 김범수 의장 또한 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86학번입니다.

김 의장의 사회생활은 다이나믹 했습니다. 서울대 출신인 그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지만 몇 년 후 바로 퇴사합니다. 그는 5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과 일부 퇴직금을 들고 한양대 앞에다 PC방을 차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는 자영업자에 불과했지만, 마케팅 능력이 남달랐다고 합니다. 그때 당시 PC방의 인기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였는데요. 김범수 의장은 자신의 PC방에 국내 최고의 여성 고수가 있다는 입소문 마케팅을 해서 남성 고객을 많이 끌어들였다고 합니다.

이후의 삶은 우리가 잘 아는 기업인으로의 승승장구 스토리입니다. 199811월 한게임을 설립하고 1999PC방을 접고 그해 12월 국내 최초 게임 포털인 한게임을 선보입니다. 한게임은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모았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이후 당시 수익 모델이 부족했던 네이버와 합병을 합니다. 지금 네이버는 국내 IT포털의 최고봉이지만 당시는 수익이 별로 없어 전전긍긍했던 시절도 있었죠. 김 의장은 한때 NHN(지금의 네이버) 대표까지 지냈다가 2007년 돌연 회사를 떠납니다.

김 의장은 매번 어떤 지점에 다다르면 승부수를 던지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네이버를 떠난 그는 세상에 없는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아이위랩(카카오 전신)이라는 회사를 키우는 일에 전력을 다합니다. 그러던중 김 의장은 아이폰이 세계 IT 시장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모바일로 눈을 돌리고 사업 구상에 나선 겁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국민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입니다.

김범수 의장은 최근 1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지난 10년은 카카오 시즌1입니다. 이제 시즌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시즌2에서는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자로서의 역할도 포함돼야 합니다.”

카카오 시즌1 동안 정말 많은 업적이 있었습니다. 2014년 포털 서비스 다음을 인수해 네이버에 이어 국내 2IT포털 기업으로 올라섰고요. 2016년에는 음악 콘텐츠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음악 콘텐츠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고, 이제 로엔은 카카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됐습니다.

지난해 카카오는 광고와 콘텐츠, 커머스 등 주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며 연결 기준 매출 3701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역대 최고 매출 기록입니다. 영업이익 역시 2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카카오의 시총은 무려 13조원입니다.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보다 크고 국내 최대 금융회사인 KB금융보다도 큽니다. 지난 10, 시즌1은 누가 뭐라해도 최고의 성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IT업계는 시시각각 변화와 혁신이 몰아치는 거친 경쟁업종입니다. 김범수 의장의 다음 10, 시즌2는 어떤 짜릿한 드라마를 펼칠까 기대가 모아집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