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일상화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마음잡고 편히 떠날 수 있을 때는 휴가철뿐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 준비할 때가 가장 묘미가 있는 듯하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면 기분은 한층 고조된다. 막상 도로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얼른 지방 국도로 발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잊혀져 가는 석탄광으로 유명한 태백시. 그 잔재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태백시는 여느 도시만큼 번잡하거나 호화로움이 배어 있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우중충한 기운이 사라지고 안정권을 찾고 있다. 개발이 늦었던 태백이었기에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고산지대인 태백시. 해발 6백m에 위치하고 있는 태백은 겨울이 길고 추우며 여름을 짧고 서늘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타 지역보다 여름철에도 서늘해 피서를 즐기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태백산에 들러 산행은 필수. 천제단까지 오르는 길이 쉽지는 않다. 그게 어렵다면 잠시 울창한 숲길에서 삼림욕을 즐기거나 야생화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도 좋다.
태백산 주변으로는 무수히 많은 기도처가 있다는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거부감이 일기도 한다.
이럴 때는 시내의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이나 구문소를 잠시 들러보고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로 발길을 돌려보자.
황지연못은 시내에 있어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고 구문소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시내에서 10여키로 봉화 쪽으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검룡소는 여름 태백 여행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검룡소는 자연휴식년제 기간으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들어가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진입로 포장공사가 한창이어서 다소 불편하다.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는 1km가 채 안되는 거리. 천천히 걸어서 20-30분이면 충분하다.
검룡소는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인 사조동 금대봉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산행객들은 싸리재부터 하산하는 코스로 산을 감상하지만 여름 더위가 부담스러운 계절. 편하게 입구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길은 넓고 평평해서 걷기에 그만이다. 울창한 숲길이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검룡소에 이르면 정자가 반기고 그 옆으로 자그마한 폭포가 있다.
트레킹 후의 더운 마음에 물속에 발을 넣으면 과장해서 1초도 못 견딜 정도로 물이 차다.
계곡은 여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형태지만 물 온도는 전혀 다르다. 아무리 더운 날에도 9도씨를 유지한다고 한다. 큰 바윗돌을 오르면 물을 떠먹을 수 있는 바가지가 있다.
육안으로도 보면 물 안쪽이 푸른빛이 진하다. 바로 검룡소다.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 예터금의 굴 등에서 솟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 나온다고 한다.
둘레 20m의 검룡소에서는 하루에 1,000톤가량의 물이 솟아나와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암반이 패여 마치 용이 용트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옛날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가장 상류의 연못을 찾아 한강을 거슬러 올라오다가 이곳임을 확인하고, 연못 속에 들어가 머무르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서의 한여름 무더위는 한 치도 침범하지 못한다.
가볍게 아이들과 물장구 치고 놀 곳을 찾는다면 태백시내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절골 계곡을 찾으면 된다. 또한 정선에서 만항재를 넘어갈 때 지나치는 정암사도 잠시 들러보면 좋을 듯하다.

■별미집과 숙박 : 태백에 머무를 경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우고기다. 정육점을 겸한 한우불고기집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은 연탄불을 이용해 고기를 구워 먹는다. 고기 맛이 고소해 씹을수록 맛이 나고 곁들여지는 반찬도 맛있다. 식사류로 먹을 수 있는 물김치를 이용한 국수나 배춧잎을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끓여내는 된장찌개도 별미다. 늘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한다.
그외 현대불고기(033-552-6324), 경성불고기 등 즐비하다. 통리에 있는 한서방 칼국수(033-554-3300)는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오며가며 들러볼만하다.
숙박할 곳도 많다. 함백산에서 태백으로 넘어오는 고갯길에는 장산콘도(033-378-5550)가 있고 태백산 도립공원에는 민박촌(033-553-7460)이나 그린힐 모텔(033-554-0772) 등 다수 있다. 또 태백관광호텔(033-552-8181) 등이 있다. 훼미리 보석사우나(033-554-3311)는 24시간 운영한다.

■자가운전 : 정선 고한읍에서 414번 지방도 이용해 정암사 들러서 만항재 고갯길을 넘어서면 태백산 도립공원이다. 고한에서 싸리재 고개를 넘어 용연동굴쪽으로 태백으로 들어와도 된다. 이곳에서 원하는 곳을 찾으면 된다.

◇사진설명 : 정암사는 산사의 적막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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