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中企 베트남 진출 전략]

김경묵(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김경묵(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교역 성장세가 상당하다. 1992년 수교 당시 5억 달러에 불과하던 교역 규모는 2010130억 달러, 2015376억 달러 등으로 폭발적으로 성장, 올 연말에는 7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원간 베트남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세계 2위 교역국이 될 것으로 기대될 정도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의 교역 급증은 그만큼 우리나라 중소기업에게도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베트남은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크게 공을 들이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 그리고 중국과 지근거리에 있어 생산 및 유통 전진기지로서 안성맞춤일 뿐만 아니라 빼어난 노동력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 근로자들은 우리와 같은 유교 문화권으로서 조직 및 과업에 대한 몰입도가 놓고, 내적 통제 위치를 보유하고 있어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 20~30대로서 시력이 3.0에 이를 정도로 건강하다. 이러한 조건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생산기지를 찾고자 하는 우리에겐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어떤 방법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 첫째, 한류와 연계해 진출하는 방법이다. 베트남에서는 K팝 열풍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한류의 인기를 반영해 베트남에서는 최근 Korea-Zone이라는 홈쇼핑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한류 기획사와 협력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러한 협력을 베트남 진출에까지 확장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대기업의 해외 판로개척 지원사업의 활용이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해외 판로개척 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 인력, 해외 영업 경험 등 무형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기업의 현지 법인, 사무소, 유통채널 등과 같은 유형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에게는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 모델로 크게 확산이 되고 있는 브랜드 파워 공유가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방법은 현지에서 얻은 대기업의 명성을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신규 진출하는 중소기업의 인지도를 단숨에 올리는 효과가 있다.

셋째, 국내 협력 네트워크의 현지 이전이다. 삼성전자가 하노이, 호치민 등지에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을 안정적으로 하는 데는 국내 협력업체의 동반 진출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즉 삼성전자는 국내 협력사들에게 공장부지를 알선해 주고,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부품 공급과 직접 관련이 있는 사항뿐만 아니라 현지 근로자 관리 기법 전수, 현지 시장에 대한 마케팅 노하우 전수 등 전 방위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런 지원은 삼성전자로서는 현지 생산을 조기에 안착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중소기업으로서는 시장 다각화의 기회 포착이라는 과실을 새로이 가지게 됐다.

넷째, 업종별 협회와 공공기관 등의 지원을 받아 진출하는 방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각종 단체와 업종별 협회는 베트남에 사무소를 여는 등 현지 지원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업종별 협회, 공공기관, 해당 업종에 몸을 담고 있는 대기업, 전문가 집단 등이 연합하여 구축한 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의 관건은 중소기업과 현지 진출 국내 대기업 그리고 베트남 국민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통해 얼마나 큰 후생을 얻게 되느냐이다. 그런데 그 후생의 크기는 협력 당사자들이 상호보완적인 영역을 얼마나 잘 찾느냐, 당사자들이 협력 관계를 얼마나 성실하게 유지·발전시키느냐, 우리 정부와 지원단체가 위에서 제시한 네 가지 현지 진출 방법들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얼마나 잘하느냐 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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