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삼성전자가 지난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910명이 준비해 설립한 흑백TV회사가 직원 20만명(본사 인원만 10만명)에 가까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12개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명실 공히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간판기업이라 하겠다.

창립 반세기를 맞는 삼성전자의 기적 같은 성장은 이 회사 관계자들만의 자랑이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소비자들의 기쁨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현재 74개 나라에 생산시설 37, 판매거점 52곳을 운영하는 등 모두 216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각 생산시설에 부품을 납품하고, 판매거점과 연결돼 마케팅에서 호흡을 맞추는 등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협력하는 1차 협력업체는 약 2400개에 이른다. 여기에 2, 3차 협력업체를 보태면 협력업체수가 1만개를 훌쩍 넘어 선다.

협력업체 중에는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큰 기업, 코스닥 상장업체도 상당수 있다. 물론 이런 업체는 대기업으로도 볼 수 있지만, 협력업체의 거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보면 삼성전자 50년의 역사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ICT분야에서의 기술발전사이기도 하며, 구조고도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삼성의 경쟁력이라는 도급기업의 인식과 삼성의 글로벌화가 곧 중소기업의 국제화라는 수급기업의 믿음이 상생과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물론 초기에는 모기업과 하청기업 사이에 갈등과 마찰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찍부터 1차 협력업체 중심의 협성회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훌륭한 협력·상생관계를 정착시킨 것이 삼성전자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

모기업은 협력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투명한 평가·관리뿐 아니라, 협력사 자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있다.

협력업체들 역시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낙오되지 않고 모기업의 사랑을 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온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협력사 육성 프로그램은 2004년부터 전담조직을 설치, 자금지원·기술개발·현장지도·인력양성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3차 협력사까지 지원하는 상생 펀드 규모는 지난해 14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상생협력 아카데미에는 2013년부터 누적으로 협력업체의 약 9만명의 임직원이 교육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국내의 일반 중소기업에까지 지원 폭을 넓혀오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15년에 보유하고 있는 27000여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했다. 특히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지원활동이다. 2015년부터 시작해 이미 약 2000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화를 선도했으며,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에 큰 기여를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50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술·도전·상생이란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이어서 그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했다.

100년 기업을 향한 삼성전자의 꿈이 실현돼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세계 최강의 기업이 되고, 한국 중소기업의 위상도 함께 세계적 반열에 오르길 기대한다. 아울러 제2, 3의 삼성전자가 나타나 한국경제가 세계경제를 리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바이다.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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