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블록체인 도입하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크레딧스위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 등 3개 대형 증권사의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 사용을 지난달 28(현지시간) 승인했다.

SEC는 기존 증권사가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제재를 취하지 않는다는 -액션 서한(no-action letter)’을 최초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PAX를 발행하고 있는 팍소스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팍소스가 사용한 기술은 이더리움으로 알려진 블록체인의 개인 버전을 기반으로 구축되어 초당 5000건에서 1만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찰스 캐스카릴라 팍소스 CEO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결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거래 시스템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이용한 전체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EC 고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의 도입이 성공한다면 시장에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시스템을 당일 청산 체제로 전환하면 정산 과정 중에 묶여있는 막대한 자금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처음에는 증권사들이 이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을 사용해 IBM이나 애플과 같은 주식을 소량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SEC의 이 같은 결정이 암호화폐 정책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SEC는 지난 7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노드(네트워크 참여자)를 직접 운영한다고도 밝힌바 있다. 당시 SEC는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 업체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노드를 운영해 블록체인 데이터를 조사하고 감시한다고 밝혔다. 조사 항목은 해시 알고리즘·해시 파워·채굴 난이도·보상·거래량 등의 데이터다.

노드란 네트워크에서 연결 포인트 혹은 데이터 전송의 종점을 말한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 관리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서버가 모여 네트워크를 유지·관리한다. 이때 개개인의 서버, 즉 참여자를 노드라 말한다.

SEC는 노드 운영 목적에 대한 이유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디지털 자산의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책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만 했다.

SEC는 블록체인 노드를 운영할 수 있는 업체와 계약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노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블록체인 데이터 모니터링과 분석을 겸할 업체를 찾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글로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건 무척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블록체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뜻한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때 블록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로, 바디(body)와 헤더(header)로 구분된다. 바디에는 거래 내용이, 헤더에는 머클해시(머클루트)’넌스(nounce, 암호화와 관련되는 임의의 수)’ 등 암호코드가 담겨 있다. 블록은 약 10분을 주기로 생성되며, 거래 기록을 끌어 모아 블록을 만들어 신뢰성을 검증하면서 이전 블록에 연결해 체인형태가 된다. 여기서 처음 시작된 블록을 제네시스 블록이라고 부른다. , 제네시스 블록은 그 앞에 어떤 블록도 생성되지 않은 최초의 블록을 말한다.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정보는 다양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매우 광범위하다. 대표적으로 가상통화에 사용된다. 이때는 블록에 금전 거래 내역을 저장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밖에도 전자 결제나 디지털 인증뿐만 아니라 화물 추적 시스템, P2P 대출, 원산지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거나 예술품의 진품 감정, 위조화폐 방지, 전자투표, 전자시민권 발급, 차량 공유, 부동산 등기부, 병원 간 공유되는 의료기록 관리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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