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에서 큰 형님으로 통합니다. 2012년 회장직에 올라 벌써 8년째 회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20183월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해 20213월이면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그동안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을 도전과 혁신으로 내몰며 성장을 시켜왔는데요. 특히나 그의 임기 중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디지털금융 기반의 구축 그리고 글로벌화 강화 등의 업적이 손에 꼽힙니다.

김 회장이 최근 새로운 도전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바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도전입니다. 그는 2017년 자체 모바일금융 계열사 핀크를 설립하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바로 KEB하나은행이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다시 뛰어든 것입니다. 김 회장이 경쟁 금융사와의 디지털금융 격차를 벌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KB금융, 신한금융 등의 추격을 벗어나 질주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도 김 회장의 의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입니다.

김 회장은 앞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이 출범할 당시부터 꾸준히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조해 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하기도 했었죠.

연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좌절된 이후 하나금융그룹이 자체 모바일금융 계열사 핀크를 키우는 것으로 해석됐었는데요. 결국 하반기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재도전에 나선 겁니다.

김 회장이 재도전에 나선 데는 그럴만한 동기가 있습니다. 선도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권 최초 통합멤버십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를 내놓았었습니다. 선발주자로 고객수를 늘려왔지만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각각 스타뱅킹을 출시하며 바짝 추격 중입니다. 현재 쏠의 가입고객은 1000만명, 스타뱅킹의 고객은 15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계기로 토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면 하나금융그룹이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일단 토스가 2030세대, 즉 젊은 고객층 위주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현재 1300만명이 넘는 가입자수를 확보하며 가파른 성장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핀크의 방향성이 중복될 수도 있겠지요. 사업영역이 중복될 수 있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김 회장에게도 큰 고민일 수 있는 겁니다. 핀크는 인공지능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입니다.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하반기부터 시중은행과 협력을 강화해 예·적금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사업과 겹치는 영역입니다.

어찌됐든, 토스뱅크가 인가가 난다면 하나은행그룹은 두 가지 디지털 사업의 무기가 생기게 됩니다. 당분간 투트랙 체제로 핀크와 토스뱅크로 다방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할 겁니다. 김정태 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디지털 사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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