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는 훌륭한 장수가 반드시 지녀야 할 다섯 가지가 실려 있다. 바로 지략(), 신의(), 인자함(), 용기(), 엄정함()이다. 역시 병법서인 <육도>에도 장수의 다섯 가지 자질이 실려 있는데 별로 다르지 않다.

(), (), (), (), ()인데, 마지막 덕목인 충만 엄을 대체하고 있다. 충실함이 엄정함을 포괄하고 있다고 본다면 두 병법서에서는 같은 덕목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병법서에서 장수의 자질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장수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기에 장수의 자격은 엄중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육도>에 실린 글이 <손자병법>과 다른 점은, 장수가 가져야 할 다섯 가지 자질과 함께 반드시 피해야 할 열 가지 잘못을 함께 논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태공이 주문왕과 장수의 자질을 논하면서 했던 말이다.

지나치게 용맹해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 지나치게 성급해 무슨 일이나 빨리 서두르는 것, 지나치게 욕심이 많아서 재물을 밝히는 것, 마음씨가 너무 인자해 차마 사람을 처벌하지 못하는 것, 지혜로움이 지나쳐 지레 겁을 내는 것, 신의를 지킨다고 남의 말을 너무 믿는 것, 자신의 청렴결백함을 내세워 다른 사람을 아끼지 않는 것, 지혜롭고 사려 깊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것, 너무 강직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것, 너무 나약해서 무슨 일이든 곧바로 남에게 맡겨버리는 것.”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런 열 가지 잘못이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지 말해준다.

지나치게 용맹한 자는 적이 화를 돋워 무모하게 공격하도록 만든다. 지나치게 성급한 자는 적이 질질 끄는 지구전으로 어려움에 빠뜨린다. 지나치게 욕심이 많은 자는 뇌물로 꾀어낸다. 지나치게 인자해 차마 남을 해치지 못하는 자는 소요를 일으켜 지치게 만든다. 지혜로우면서 겁이 많은 자는 잦은 도발로 괴롭힌다. 신의를 지킨다면서 남의 말을 잘 믿는 자는 속임수로 기만한다. 청렴결백함을 자랑하며 사람을 아끼지 않는 자는 누명을 씌워 모욕한다. 지혜롭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자는 수시로 습격해 괴롭힌다. 너무 강직한 자는 조금씩 일을 벌여서 귀찮게 만든다. 너무 나약해서 무슨 일이든 남에게 맡기는 자는 꾀를 써서 속인다.”

여기서 보면 장수의 약점이란 처음부터 좋은 자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좋은 자질이 지나치거나, 잘못 적용돼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떠한 장점이 있어도 적절하게 쓰지 못한다면 그것이 적에게 이용당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것이다. 강태공은 이 글에 이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쟁이란 나라의 가장 큰 일이며, 나라가 보존되느냐 멸망하느냐의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장수는 나라를 지키는 버팀목이므로 옛날의 성군들은 매우 귀중하게 여겼습니다. 따라서 장수를 임명하는 일은 매우 신중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쟁이란 양쪽이 모두 이기는 일은 없으며, 양쪽이 모두 지는 일도 없습니다.”

오늘날의 기업 현실 역시 옛날의 전쟁 못지않게 존폐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업에서 버팀목의 역할을 맡고 있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태공은 말해준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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