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안(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최철안(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일본의 조그마한 정책결정에 이렇게까지 떠들썩해야 하는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산업화를 선점하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국가가 이제 불과 20~30년 정도 산업화를 진전시킨 국가를 대상으로 도의적 책임감도 없이 세계 질서에 반하는 비이성적인 규제에 나선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간 우리는 전쟁이 끝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허벌판에서 허리띠 졸라매며 산업 현장에서 피와 땀과 정성을 다해 왔고 그 결과 지금의 성과만큼은 이뤘다. 그중에는 오로지 꿈과 열정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중소기업도 있다. 1999년 친구 5명으로 출발한 충북의 G기업은 유리코팅 분야 기술개발로 창업 20년 만에 종업원 250, 매출 55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기업이 100년이 걸려도 못 할 것이라는 기술을 단 20년 만에 실현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독일의 기업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경쟁기업이자 오히려 협업을 요청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북에 있는 P사는 일본회사가 세계시장을 독점하던 웨이퍼 그라인딩 머신을 최초로 국산화해 40% 저렴하게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충남의 A사는 디스플레이 패널검사 장비를 국산화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연매출 250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 주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러한 강소기업이 많다. 이러한 기업을 보며 지금의 어려움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으며,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것으로 본다.

우리 기업들이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만 가져준다면 그간 열정을 다해왔던 연구소, 대학의 연구원들이 꿈을 접지 않는다면, 그리고 여기에 국민과 정부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우리는 일본 위협의 극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가질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노력에 힘을 더하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소재부품장비대응 TF를 구성하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등을 발표했다. 전략적 관심을 가질 품목 100+a를 선정해 2022년까지 5조원을 투입하려는 계획이 수립됐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이러한 품목과 함께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당장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품목 180개를 발굴해 연간 20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핵심기업 육성을 위해 강소기업 100, 우수 창업기업 100개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해 중점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민간 대기업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L사는 국내 디스플레이 제품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를 일괄 국내 제품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아래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S, H사 등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재부품장비는 연구개발보다 구매해 주는 시장이 더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소재부품장비를 국내 대기업이 우선 구매해 주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면 더 많은 강소기업이 생겨날 것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은 더 앞당겨 질 것으로 생각한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의 어려움은 분명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성장의 기회이다. 도전하면 더 강한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준비한 각종 정책을 잘 활용하고, 대기업, 중견기업 등과 잘 협업해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주는 강소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며, 응원을 보낸다.

도전하면 얼마든지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파이팅!

 

- 최철안(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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