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진(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훌륭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의 90%는 진행된 셈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러한 인식이 기업을 병들게 한다고 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기발해도 인재가 없으면 소용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좋은 팀이 꾸려지기 전까지는 착수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란 말이다. 

사람은 중소기업에서 더 중요하다. 대기업은 인력의 유·출입에도 회사가 돌아가게 하는 매뉴얼과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작은 기업이 이러한 체계를 갖기는 힘들다. 이제 성장하는 단계에서 직원 한 명이 수익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중소기업은 개별 근로자의 숙련에 의존하는 기업모형을 가지기에 인력공급이 꾸준하게 이뤄져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도 뽑지 못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적극적인 구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채용하지 못 한 인원은 총 7만6510명이다. 인재영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체 기업 중 95%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한편, 청년실업률이 9.5%로 치솟아도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가지 않는다. 3F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 인지도가 낮아서 폼(Form)이 안 나고, 일만 많고 권위적이라 펀(Fun)하지 않으며, 연봉도 성과급도 낮아 펀드(Fund)가 작을 것 같기 때문이다. 관련 통계자료를 보자. 지난해 기준으로 대기업 근로자가 한 달에 100만원 받을 때 중소기업 근로자는 58만9000원을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그 격차는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사업주가 자율적으로 부담하는 복지비용(법정외 비용)도 대기업 근로자의 43.1%에 불과하다. 

이러한 미스매치는 필연적일지도 모른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고, 청년과 인재가 유입되기 위한 보상을 충분하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더 벌어지는 임금 및 복지수준 격차로는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에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미래성과공유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통념과 달리 사업주가 나서 수익을 직원과 나누어 선순환 성장을 이뤄가는 중소기업도 많다. 대구 철강기업 대홍코스텍은 순이익의 20%를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나눈다. 국내 최초로 씨리얼 생산에 성공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한 씨알푸드는 제천에서 월급을 가장 많이 주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산업용 스팀세척기를 만들어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부산의 SJE는 투자받은 14억원을 모두 직원 복리후생에 사용하고, 내일채움공제를 최초로 도입했다. 이러한 강소기업의 사업주들은 이구동성으로 성공의 비결을 사람에 대한 투자로 꼽았다. 

정부도 이러한 ‘미래성과공유기업’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을 개정했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사전에 합의한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그 이익을 경영성과급으로 나누면 금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혜택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우리사주,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 등 다양한 제도도 성과공유로 인정해 하나만 도입해도 정부정책 지원 시 우대 한다. 뿐만 아니라 폼(Form)나는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해 ‘존경받는 기업인’을 선정하고 KBS ‘사장님이 미쳤어요’ 등 방송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인식개선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인력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우수인재가 유입될 가능한 경로를 찾고 있다. 이제 지원이 효과적으로 집행되는 과제만 남아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 사업주의 의지다. 

사업주는 직원의 성장과 기업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 혁신에 성공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공유하는 일이 아까울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생존시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황경진(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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