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중소기업정책을 되돌아보면, 1961년 7월 상공부 공업국 내에 중소기업과가 설치되고 같은 해에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되고, 그 다음해인 1962년 5월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립됐다. 그리고 1996년에 산업자원부 외청으로 중기청이 설립되고 지난 2017년 7월에는 중기청이 중기벤처기업부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상공부에 중소기업과가 설치된 것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이면 중소기업정책 60년이 된다. 60년이면 예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살만큼 산 세월의 시간이었다 할 만큼 긴 시간이다. 그러나 이제 100세 수명 시대가 됐으니, 이제 끝나는 시대가 아닌 다시 다음 60년을 준비해야 하는 도약의 시기가 아닌가 한다. 

지난주 제31회 중소기업주간행사에는 대통령도 참석해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의지 표명과 응원의 힘을 보내면서 이번 행사가 더욱 크게 주목을 받은 것 같다. 이번 중소기업주간의 주제는 ‘혁신과 협업, 중소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였다. 지난 6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중소기업정책은 조직화, 협업화, 경영의 고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루겠다고 했으며, 현 정부에서는 특히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주 중소기업주간도 혁신과 협업을 통해 성장을 이루자는 것이어서 혁신성장의 기조에 뜻이 모아지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문제는 혁신성장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중소기업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중소기업에서의 혁신성장이라는 과제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인재가 몰려와야 하는데, 현실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을 피하고 대기업이나 공기업과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젊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을 피하는 주요 이유는 낮은 임금, 미래 불확실성, 열악한 근무환경 등이다. 

가장 먼저,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 있어서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리고 요즘 청년들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무환경에서도 크게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미래를 더욱 어둡고 불안정하게 생각하는 인식에 대한 전환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취약점들은 오랫동안 고질적으로 쌓여왔기에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좋은 정책을 선보여도 기대만큼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그러한 문제들 때문이라 하겠다. 

이제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보다 중장기적인 과제로 보면서, 하나 둘씩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동기혁신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종사자들이 보다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중소기업의 진정한 식구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선 노력에는 먼저 중소기업의 개별적인 노력이 중요하며, 이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지역이나 공단에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시설이나 공동교육을 위한 지원 등이 있다. 

결국, 중소기업이 혁신성장의 성과가 조금씩이라도 나타나게 된다면 결국 중소기업에도 인재들이 모이게 되고, 인재와 혁신, 그리고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중소기업주간에 내세운 ‘혁신과 협업을 통한 성장’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적절한 과제라고 생각하며, 이제 앞으로 새로운 중소기업 60년을 위해 중소기업이 혁신성장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산·관·학의 협력적 노력이 더욱 증대돼야 할 것이다.               

 

-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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