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호(건국대학교 창의융합대학원장)

입춘과 설 명절도 지나고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한 춘삼월이 올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기업에는 여전히 봄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가족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차디찬 분위기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족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들 수 있겠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가족기업을 창업자의 가족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황제경영, 독단적인 의사결정, 과도한 네포티즘(입사, 승진, 보수 등 혈연중심 사고), 후계자의 지나친 횡포, 족벌경영 등이 너무 팽배하기 때문으로 여긴다. 

대표적으로 소위 말하는 오너 가문의 갑질이다. 오너 가문의 후손이란 단 한가지의 이유로 자질이나 경영능력의 검증 없는 입사, 가족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의 입장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오너 가문만의 이익추구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가족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할 수 있을까? 

첫째로, 무엇보다도 먼저 오너(소유주)의 정도경영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대대손손 내려오는 오너 가문의 훌륭한 전통을 찾아내 이를 자식들에 알리고 솔선수범하도록 해야겠다. 가훈이나 가헌(가족헌법)을 만들고, 나아가 기업의 미션에 해당하는 가족사명서를 제정해 이를 기반으로 오너 가족이 왜 기업을 경영하는지에 대한 경영철학을 가족구성원에게 전파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자선활동도 성실히 수행해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겠다. 이를 토대로 자식들에게 어릴 적부터 밥상머리교육을 실시하고, 서로가 공명하는 리더십교육과 훈련도 뒤따라야겠다. 

둘째로, 가족기업 관련 많은 연구와 관심이 절실하다. 

가족기업은 가족과 기업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세대를 뛰어넘어 경영되는 기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기업을 강의하거나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태부족이다. 

특히 가족기업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 창업의 엔진이며, 장기지향적이며, 어려울수록 회복력이 크며, 작업장에서의 끈끈한 우애 등 가족기업의 장점도 강조돼야겠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가족기업 관련 교과목의 개설 및 이에 대한 연구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가업승계진흥원(가칭)’의 설립을 제안한다. 

앞에서 언급한 오너의 정도경영과 관련 탁월한 연구와 함께, 가업승계 시 나타나는 상속세, 증여세 등의 세금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가업승계진흥원을 제안하고자 한다. 

가업승계진흥원의 역할은 효율적인 가업승계, 유능한 후계자 육성, 관련 정책개발 등이다. 먼저 가업승계 시 나타나는 상속세·증여세의 납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일정기간(약 10년) 신탁하자는 것이다. 

향후 후계자가 가업을 물려받은 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신탁받은 유가증권을 해마다 정해진 비율만큼 해당기업에 되돌려줘 경영의 안정도 도모한다. 

나아가 유능한 후계자의 육성과 자발적인 은퇴교육도 도와준다. 또 관련 연구원의 확충 등 필요한 정책개발도 수행한다.  

올해의 춘삼월에는 오너의 정도경영, 관련 연구와 관심의 증대, 가업승계진흥원의 설립 등으로 가족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해, 가족기업이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남영호(건국대학교 창의융합대학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