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헬륨의 공급부족으로 인해 반도체, 의료기기, 뿌리산업 등의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어 부족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국내산업의 커다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심승일)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헬륨을 생산하지 못해 연간 2000톤 가량을 카타르, 미국, 러시아 등지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는 약 1500톤이 수입되어 2017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4분기에 들어서면서 카타르의 헬륨출하가 원활치 않고, 미국 토지관리국의 경매물량 감소와 공급가격 폭등으로 국내의 헬륨 반입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헬륨의 최대 수출국가로 세계시장의 32%를 차지하는 카타르는 인근 중동국가와의 외교문제로 인해 헬륨 운송에 차질이 발생했고, 또한 현지 생산설비에도 문제가 생겨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라고 연합회 측은 밝혔다.

또 미 토지관리국의 원유헬륨 경매에서, 종전 TCF(Thousand Cubic Feet)당 119.31달러에서 최고가인 279.95달러로 최근에 낙찰을 받은 미국 A사가 헬륨 공급의 주도권을 거머쥐면서 100% 이상의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경매공급물량도 전년도 총 물량인 500MCF(Million Cubic Feet)에서 210MCF(약 567만㎥)로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국내 대규모 전자소재 대기업에 비상이 걸렸고, 헬륨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중소제조업체의 생산활동에도 커다란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중소제조업체에 헬륨을 공급하는 충전·판매업계는 가격불문으로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18만원이었던 47리터 용기 한병당 가격이 4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치솟아도 물량확보가 쉽지 않다.

연합회는“이런 사정으로 헬륨을 사용하는 중소제조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공급부족사태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헬륨은 구리의 100배에 달하는 ‘고도의 열전도성 및 열처리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전자·반도체·LCD 등에 필수적인 요소로 사용된다.

또 금속용접시 공기의 차단, 비행선·기구(氣球)의 부양, 전류발생장치의 냉각, 레이저절단용 가스, 광섬유 및 금속열처리의 보호가스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헬륨은 공기에 소량 존재하지만 경제성이 낮아 주로 천연가스와 방사성광물에서 추출·정제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수입된 헬륨의 약 70%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전자분야에 공급되고, MRI 등 의료용 장비에 10%, 광섬유분야 7%, 초저온분야 5%, 레이저가공분야 3%, 기타 벌룬 등에 5%가 사용되고 있다.

심승일 연합회장은 “헬륨은 중소뿌리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이러한 부족현상은 수요기업 뿐만 아니라 원청기업에게도 2차적인 피해를 유발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심승일 회장은 “헬륨 부족은 결국 산업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을 사용하는 대기업이 조금만 절약하고, 중소기업은 ‘아껴쓰고 나눠쓰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수급문제로 인한 어려움에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지난해에 질소·산소 등 산업용 고압가스의 공급부족으로 인해 중소제조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와 고압가스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통해 대기업의 사용물량 절약을 실시해 중소제조업체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인 바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산업용 고압가스의 부족현상이 국내 전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매우 큰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하루 빨리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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