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여성 중소기업인(60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26명의 직원들을 데리고 폴리에틸렌 코팅 종이포장재를 만들고 있다는 이 여사장은 “어디에 어떻게 하소연해야 할지 몰라 전화했다”며 넋두리를 쏟아냈다.
내용인즉 이 회사는 대기업인 LG화학과 (주)한화로부터 폴리에틸렌 원료를 사다가 쓰고 있는데 최근 이들 대기업이 원자재 공급량을 줄이면서 직원들이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톤당 96만원 하던 폴리에틸렌 가격이 현재 115만원까지 뛰었고 다음달부터는 이보다 20만원 더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당장 내일 생산할 재고조차 없다”
“대기업들은 현재 국내 원자재 공급량을 줄이고 수출물량을 늘리는데 온통 집중하고 있다. 중국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물건을 선적하는 즉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기업 영업당당자들에게 호소도 해봤지만 ‘상부에서 감량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원자재난 이전에 자기네 물건 사달라고 애원하던 대기업들이 이처럼 냉대할 줄 몰랐다. 정부가 지금 일자리 창출을 한다면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말 핵심을 못잡고 있다. 결국 대기업만 살찌우는 것이고 중소기업들은 모두 망할 것이다. 정말 어느 나라 정부인지 한심하다”
‘할 줄아는게 이것뿐…’이라 평생 기업을 못떠난다는 중소기업인들, 지금 이들은 정부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늘어나는 수출실적에 크게 고무된 듯 더욱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 해외로 팔려가는 수출 컨테이너 속에 국내중소기업의 부가가치 원천이며 생존수단인 철강·화학·목재 등 원자재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는 마치 어부가 오늘 배부르기 위해 고깃배를 팔아치우는 것과 같다.
정부는 눈앞의 수출규모에 집착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국내 원자재의 해외반출을 억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출은 국내 중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하면 당연히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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