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상승·채산성악화로 총체적 위기…대책마련 절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원화가치가 크게 오르는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한국경제의 대외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원화 절상과 원자재 파동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들은 유가급등에 따른 추가적인 원가상승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유가상승은 기업들의 생산원가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의 여파로 해상운임은 이미 치솟은 상태. 최근 해운업계에 따르면 북미행 컨테이너선 운임이 1년 전보다 최고 30% 이상 올랐고 철광석과 곡물을 수송하는 벌크선 운임도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기습적인 원유감산 결정으로 촉발된 국제유가의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원화가치 상승으로 달러당 1천160원 선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원자재 파동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가 4개월째 급등세를 지속해 작년 동월대비 상승률이 7.4%를 기록, 32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지난해 국내기업의 교역조건도 사상처음으로 90 이하로 추락했다. 지난해 1∼11월의 평균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9.5로 전년 95.0에 비해 5.5포인트나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으로, 지수가 떨어지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악의 원자재 파동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재고부족과 채산성 악화로 조업 중단의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폴리에틸렌을 종이에 코팅처리해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W사(경기도 파주) 전무는 “폴리에틸렌 재고가 바닥나 당장 내일 생산할 물량도 없다”면서 “조업을 중단하면 20여명의 종업원들이 살길이 막막한데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중소업계는 지난 6일 개최된 ‘철강재 수급 원활화 대책회의’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등 관련기관들은 고유가 상태가 당분간 이어지고 비철금속을 비롯한 원자재는 공급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환율 역시 조만간 1천150원선마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외 경제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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