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훈(ASE코리아 본부장)

프랑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가 비록 무대의 주인공이 되진 못했지만, 독일 전 승리로 세계 축구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비유가 다소 지나칠 수 있지만 이번 독일전은 행주대첩이나 인천상륙 작전에 버금가는 축구사적 사건이다.
실력이나 경쟁력을 길러야 하지만, 다소 부족하다고 해서 무조건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페니키아는 항해술의 대가로 온갖 기술을 가지고 있어 대서양은 물론 남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항해 기술에다 바다에 대한 공포를 조작해 바다를 독점하려 했다. 그들이 오랫동안 번영하고 오늘날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 원동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영국이 중국이나 한국의 도자기에 감탄했지만 본차이나를 개발하기까지는 50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지상 과제다.

경쟁자에 대해 기술격차를 벌이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 기업은 임금과 근로시간 등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나는 두마리의 토끼를 혼자서 잡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환경, 노동 관련한 문제에 대해 기업인의 책임을 무겁게 지우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는 추세라 정신적인 부담도 가중된 상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시원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이른 것 같은 북핵 문제에다 안으로는 여전히 세계적인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이 문제인 것은 노동력 감소로 인한 성장 동력 상실 때문이다. 단기적인 처방은 이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저출산 뉴스는 방송에서 다룰수록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출산이 격감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에서 교회 방화 사건이 꼬리를 물때마다 매스컴을 타니 더 극심해졌고 실수를 깨달은 후 방송에서 다루지 않으니 오히려 중단된 일도 있다.

은근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미혼들이 부러워할 만한 영상이나 장면들을 드라마에 삽입된 간접광고처럼 틈나는 대로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70~80년대 같은 계몽적인 홍보물은 역효과만 나기 마련이다.
최근 헝가리에서 온 고객을 만났는데 그곳은 자녀 수가 많으면 휴가일을 추가로 받는 것이 법제화돼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야구 구단 코치가 양말 신는 법부터 가르치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분명 문제점이 많지만 장점도 많은 나라다. 헬조선의 논리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다 같이 나태할 수 있는 변명거리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나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 기업인들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반전의 대가다. 경제 기적도 그렇고 스포츠에서도 신화를 남긴 일이 많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로 득점도 잘하지만,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위기 때마다 팀을 실점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앙투안 그리즈만과 같은 헌신적인 리더쉽을 배웠다.
기업 여건이 어려울수록 ‘해보긴 했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걸출한 기업인의 말이 자꾸 뇌리를 스치는 요즘이다.

- 김광훈(ASE코리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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