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미경 씨는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생활용품 하나를 구입해도 환경을 생각합니다. “일회용품이 판치는 현 상황이 몹시 맘에 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씨의 생활을 꼼꼼히 살펴보니 정말 대단합니다. 그녀의 가족은 모두 칫솔모가 돼지꼬리털인 대나무 칫솔을 사용합니다. 빨대도 대나무로 만들어진 것을 쓰고요. 외출할 땐 에코백에 텀블러를 챙깁니다. 옷은 린넨 등 친환경 소재의 제품만을 구입합니다. 가족 건강과 지구 환경 모두를 지킬 수 있다고 웃는 그녀가 참 아름답습니다. 

최근 소비 행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소비 패턴에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일으키는 바람입니다. 이는 패션, 생활용품, 먹거리 등 소비행태에서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정치·사회적 신념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취향, 가치관, 신념 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이 같은 행위는 사회운동의 성격까지 띠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미닝아웃’(Meaning Out)입니다. ‘의미’로 해석되는 영어 ‘미닝’(Meaning)과 성 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을 뜻하는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한 미닝아웃은 자신의 신념을 소비행위로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미닝아웃은 전통적 소비자 운동인 불매운동, 구매운동보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놀이나 축제와 같은 특징을 지니기도 하죠. 미닝아웃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해시태크(#) 기능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공유하고, 사회적 관심사를 이끌어냅니다.
육식을 반대하는 ‘낫 아워스’(NOT OURS), 아동학대 반대의 의미를 담은‘플리스 스탑’(PLEA SE STOP) 등 사회적 메시지가 새겨진 티셔츠나 열쇠고리, 가방 등의 패션소품을 착용하는 ‘슬로건 패션’이 대표적이 미닝아웃입니다.
질문 하나. 서울 도심을 즐기고 싶을 때 어디를 가시나요? 남산타워, 신촌, 홍대, 강남 코엑스, 상암동, 인사동…. 최근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은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불편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한복 입은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무 때나 집을 기웃거리고, 큰 소리로 떠들기도 한다네요. 오죽하면 ‘주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을까요?
서울시와 종로구가 북촌로11길 일대 관광을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허용하고 일요일은 ‘골목길 쉬는 날’로 지정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처럼 한 도시가 디즈니랜드와 같은 관광객을 위한 테마파크로 변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디즈니피케이션’(Disneyfi cation)입니다. 피터 팔론 뉴욕대 교수가 처음 사용한 디즈니피케이션은 도시가 고유의 정취를 잃고 미국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처럼 관광객 놀이터로 변해간다는 뜻입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바로셀로나 등이 대표적 도시랍니다. 관광객 때문에 주민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도 비슷한 의미를 담은 신조어입니다.
일단 서울 북촌한옥마을의 규제 정책이 실효를 거둬, 주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노경아 자유기고가(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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