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100선] 경주 불국사&석굴암

▲ 석굴암처럼 거대한 화강암을 잘라 정교하게 만든 인조 석굴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신라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불국사와 석굴암은 경주 토함산 자락에 자리한다. 신라인의 신앙과 염원, 빼어난 건축미, 성숙한 조각 기법이 잘 드러난 불교예술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는다. 1995년에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인 751년에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했다. 효심이 깊었던 김대성이 현생의 부모를 기리며 불국사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를 기리며 석굴암을 지었다고 한다.
불국사는 신라의 이상향인 불국토를 현세에 드러내고자 만든 건축물이다. 인공적으로 쌓은 석조 기단 위에 목조 건축물을 세워 그 가치가 두드러진다. 목조 건축물은 3구역으로 구분된다. 비로자나불의 전당인 비로전, 득도의 전당인 대웅전, 지복의 전당인 극락전이다. 3구역은 하나의 현세 공간과 2개의 천상 공간을 상징한다. 비로자나불이 존재하는 현세, 아미타불의 낙원, 석가모니불의 사바세계가 그것이다. 비로전, 극락전, 대웅전을 포함해 석단 위 공간은 부처의 나라, 석단 아래 공간은 이승이다. 2세계는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칠보교 2쌍의 다리로 연결된다. 석단, 석교, 그리고 대웅전 앞 석가탑과 다보탑은 신라 시대의 우수한 석공 기술을 잘 보여준다.
불국사는 1592년 임진왜란 때 큰 피해를 입었다. 목조건물은 모두 불에 타버렸고 값진 보물들은 불에 타거나 약탈당했다. 하지만 석단과 석교, 석탑, 등, 청동 불상들은 무사했다고 한다. 이후 복구와 보수 작업으로 지금처럼 대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불국사에서 산등성이를 타고 등산로로 3km, 또는 차량을 이용해 9km 정도 올라가면 석굴암을 만난다. 석굴암 석굴은 신라 불교예술의 황금기에 조성된 인조 석굴이다. 인도와 중국에 자연적으로 생기거나 파서 만든 석굴이 있지만, 석굴암처럼 거대한 화강암을 잘라 정교하게 만든 인조 석굴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자연 통풍, 채광, 온도와 습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등 석굴암의 과학적 우수성은 알면 알수록 놀랍다. 석굴 바닥 밑으로 샘을 흐르게 해 습도 조절 기능을 갖춘 신라인의 지혜와 건축 의도를 모른 일제가 1910년대에 보수공사를 하면서 샘을 없애고 콘크리트로 돔 위를 바른 일은 두고두고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석굴 안에는 본존불을 비롯해 10대 제자상, 십일면관음보살상 등 불상 40구가 조성됐는데, 일제강점기에 2구가 사라지고 지금은 38구가 남았다. 유리벽 너머로 관람하다 보니 내부를 속속들이 관찰하기는 어렵다. 석굴암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장관이다. 멀리 수평선 넘어 붉은 해가 떠오르면서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드는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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