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호-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가족이 지배하는 가족기업의 갈등은 다양한 경우에 나타난다. 부자 간의 갈등, 형제나 남매  간의 갈등, 부부 간의 갈등, 아저씨와 조카 간의 갈등, 원로 임원과 후계자와의 갈등, 종업원과 후계자와의 갈등 등 다양하다.
세대 차이, 지분 획득이나 경영이념의 차이로 갈등이 시작돼, 급기야 이사회에서 주먹다짐을 하거나,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법정에서 만나기도 한다. 또 구찌 가의 사례처럼 남편의 청부살인을 의뢰하는 등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타난다.
그럼 왜 이런 갈등이 가족기업에 많이 나타날까? 첫째로, 가족기업은 가족이라는 변수로 갈등이 더 복잡하게 나타나는데, 가족구성원은 오너, 경영자, 종업원, 심지어 무의결권주주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갈등해결을 위한 모델인 가족규범이 양면성을 갖고 있는데, 규범의 제정과 실행은 승계계획이나 권력이양 등에 필요하나, 이 가족규범 자체가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가족기업은 특이한 권한의 동태성을 갖고 있는데,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내부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기업 내에서 비공식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가업승계에서 성공해 2세대까지 생존하는 비중은 대략 30%정도이며, 3세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14%, 4세대 성공비율은 4%로 급격히 낮아진다. 이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까운 가족구성원 간의 경영철학이나 가치관, 혹은 생각의 차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이런 갈등의 유형은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과업갈등, 과정갈등, 관계갈등이 그것이다. 먼저 과업갈등(목표갈등)은 현재 수행되고 있는 과업으로부터 나타나는 갈등으로, 수단(ends)이 달라 나타나는 갈등을 말한다. 과업갈등이 너무 높으면 과업과 목표달성에 문제가 발생하며, 너무 낮으면 기업은 정체되기 쉽다. 따라서 적정수준의 과업갈등이 좋겠다.
과정갈등은 주로 특정업무를 완수하기 위한 방책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방법(how)에 대한 의견의 불일치로 인한 갈등을 말한다. 과정갈등이 너무 높으면 역할의 모호성, 불확실성 등으로 성과가 나빠지며, 너무 낮으면 가족구성원의 책임과 기업의 자원 간의 적절한 조합에 문제가 발생한다.
관계갈등은 개인적 감정이나 적대감, 성격차이로 인한 불일치로 인한 갈등으로, 주로 비업무적인 쟁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대방에 대한 악의나 적대감, 적대적이거나 불순한 의도로 타인을 인식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성공적인 가족기업이 되기 위해선 오랜 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이 관계갈등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이러한 갈등은 유형에 관계없이 기업의 경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여겼으나, 현대적인 관점은 적정 수준의 건전한 갈등은 기업경영에 필요하며, 조직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필요하거나 장려돼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반면 이런 갈등의 수준이 적절하지 못하면 기업경영에 부정적이므로, 과도한 갈등의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가족구성원끼리 열린 마음으로 터놓고 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이해당사자인 가족구성원 전체의 몫을 키우고 상호 협력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세대 간의 갈등인 경우, 큰 가치관이나 경영철학은 물려받되 세부적인 사항은 ‘다르게 이어가기’가 인정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가족구성원끼리 창조적인 마찰로 건전한 갈등관계를 유지하되, 갈등이 심할 경우 서로 터놓고 대화로 해결하며, 다르게 이어가기가 용인되는 풍토가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남영호-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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