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란(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장)

지난달 9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1.50% 역시 낮은 금리였지만 1.25% 기준금리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낮은 기준금리이다.

지난 1월 일본의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극히 일부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어도, 그 대부분이 중앙은행으로 재유입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초과지급준비금에 마이너스 금리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정확히 무엇인가? 일부에서는 시중의 여수신 금리가 마이너스 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 것 같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이와 관련된 플로어 질문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곧 마이너스 금리시대가 오는 거 아니냐? 마이너스 여신금리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이너스 금리의 의미는 크게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이고, 다른 하나는 기준금리의 마이너스 이다.
먼저 덴마크, 유럽, 일본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자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대신 시장에 돈을 풀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를 활용한 예이다.

경영권 방어·주가 상승 효과 기대

반면 스웨덴과 스위스는 시장금리를 극도로 낮춰 가계와 기업의 대출수요를 자극해 소비 및 투자 활성화를 기대할 목적으로 기준금리에 대한 마이너스를 도입했다. 따라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것으로 고객 여수신 금리 하한선은 아직까지 마이너스는 아닌 제로금리인 것이다.

유형에 관계없이 지금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에서 나타난 특징은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 여유자금을 장기국채에 투자했고 둘째,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 금리를 인상해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비용 발생 분을 장기대출자에게 전가했으며 셋째, 가계 예금에 적용하는 금리는 플러스로 유치하고, 기관 및 일부 법인 예금에 대해서만 제로 또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등 차등 예금금리를 도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마이너스 시대, 기업들은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로 회사채 발행을 증가시키고, 현금보유 증가로 자사주 매입도 증가하는 등 경영권 방어 및 주가 상승, 주주배당 증가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O2O 등 유연한 플랫폼 도입 시급

또한 부채가 많은 기업의 재무구조도 주가는 상승하고 금융비용은 낮아지기 때문에 착시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변화는 단기적인 것으로 마이너스 금리의 장기화·심화 시 나타날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불명확하다.

마이너스 금리는 2009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덴마크, 스위스, 유로존에 이어 일본까지 도입됐다. 일각에서는 향후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대만 등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마이너스 금리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과 함께 마이너스 금리가 상징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근본적(Fundamental)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이슈나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통화정책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됐다. 지금까지 우리가 예상하고 전망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이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하는 다양한 사건들이 대내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의 지형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행태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의 라이프 주기에 맞는 제품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디지털을 넘어 O2O 방식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등 유연한 플랫폼 조직으로 변신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익숙했던 경영환경으로부터 탈출해 시대변화에 맞는 체질혁신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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