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호(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얼마 전 학술발표회에서 가업승계의 세제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세제상 지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몇몇 학자들은 아직도 가업승계의 세제상 지원제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서 약간은 의아하고 당황스러웠다.

가업승계에 대한 상속세, 증여세의 개정은 2007년 제1차 개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9차례 이뤄졌다. 그 결과 초기 상속세에 대한 공제한도액 30억원이 5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대상기업 역시 매출액 3000억원 미만으로 크게 확대됐다. 증여세과세특례 역시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가업승계 시 필요한 세제상의 지원이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 왜 이처럼 가업승계 시 상·증세의 혜택을 주는 걸까? 이의 필요성을 중소기업지원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즉 가업승계의 지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이며 이들은 거의 대부분 가족기업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창업보다 고용창출 효과 커

첫째로, 무엇보다도 먼저 가업승계는 고용창출의 효과가 크다. OECD 조사에 의하면 가업승계는 5명의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으며, 이는 2명 고용창출 효과인 창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은 가업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간주해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2009년~2014년)동안 중소기업의 종사자 수는 256만4000명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겨우 28만8000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둘째로, 소유경영과 전문경영 중 어느 것이 경영성과가 더 우수한 지는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유경영은 오너가 경영하는 가족기업이며, 전문경영은 비가족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이 중 소유경영인 가업승계가 비가족기업의 경영성과보다 더 우수하다는 실증적 근거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로, 소유경영자는 매각이나 인수합병(M&A) 보다 가업승계를 더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소유경영자인 가족기업 오너들은 가족구성원이 대를 이어 기업을 경영하길 원하고 있다.

정도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그러므로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후계자 교육을 시켜, 능력있는 후계자가 나오길 기대하곤 한다. 이것이 오너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 중소·중견기업 경영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매각이나 M&A를 채택하리라 여겨진다.

넷째로, 인지상정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가 자식에게 기업을 승계하려는 의도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많은 조직체 중에서 가정은 가장 근간이 되는 조직이며, 가족기업은 바로 이 가정을 한 축으로 하는 기업이다. 물론 후계자는 능력과 물려받으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돼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 

통상적으로 가업승계는 선대의 우수한 경영철학과 가문의 좋은 전통이 후대에 이전되는 기업가정신과 책임의 이전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지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에는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끼리 서로 반목, 시기, 질투도 모자라 언론과 법정에까지 진출하는 볼썽사나운 작태가 일부에서 보이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가족기업의 구성원들은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공인으로서 행동하고, 종업원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정도경영을 해야겠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가업승계의 부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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