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테헤란 에스피나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왼쪽부터), 네맛자데 이란 산업광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인구 8000만명의 이란. ‘제2 중동 붐’의 큰 축인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2박3일의 일정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로하니 대통령과 양국 간 첫 정상회담을 하고 대규모 경제협력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총 66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371억달러 상당의 30개 프로젝트 관련 교역으로 경제제재 전 교역수준을 조기에 회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부 간 협정이 22건, 공공기관 40건, 민간 4건(이란은 공공기관)으로 대부분 양국 간 협력 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한-이란 교역 역대 최대
이란 경제 제재로 지난해 한국과 이란 간 교역 수준은 61억달러에 그쳤다. 제재 이전인 2011년에는 174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제재 이전 수준보다 2, 3배에 달하는 교역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MOU를 체결한 분야는 해운협정과 세관상호지원협정 등 ‘교역투자’부터 항만·공항 분야 협력, 철도 및 인프라 협력 등 ‘인프라·플랜트협력’, 전력·에너지 신산업 협력 등 ‘석유·전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 등 광범위하다.

지난 2011년 174억달러에 달하던 양국 교역은 이란 경제재제로 지난해 61억달러로 65% 급감해 이를 조기에 정상화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양국은 대규모 프로젝트 관련 교역 활성화로 양국 간 침체됐던 교역규모를 제재 이전 수준으로 조기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인프라 사업 관련 기자재 등을 수출하고 이에 상응한 이란의 석유·가스를 수입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다.

이와 관련,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상대국 항만 출입보장을 위한 해운협정과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하고 교역회복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민간교류 확대, 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나라는 이란이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계획한 ‘제6차 5개년 개발 계획’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란은 5개년 개발 계획을 통해 철도·항만 등 인프라를 개선하고 석유·가스·석유화학 등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7.5배의 국토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철도 부문에 집중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가스 교역 확대와 플랜트·인프라 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에너지 및 철도공사 협력
양국 가스공사는 △가스파이프 건설 등을 위한 협력 MOU △가스공사-이란 석유공사의 가스전 개발과 신규 LNG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력 MOU △양국 가스공사간 이란-오만 해저 가스파이프 라인 건설을 위한 MOU 체결 등을 통해 가스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우리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바흐만 정유시설,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 등 9건, 178억달러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수주 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기업이 이란의 철도와 도로 등 건설 인프라 사업에 본격 참여할 발판이 마련됐다. 눈에 띄는 성과로는 이스파한과 아와즈를 잇는 541㎞ 철도사업(53억달러)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가계약을 맺었다. 이는 최종 수주 가능성에 청신호를 보내는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한국기업들이 인도 인프라 사업 등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17억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과 1억 5000만달러 규모의 의료생산단지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한류, 한식, 화장품 등 한류소비재 판매를 위한 복합문화 비즈니스 공간인 케이타워(K-Tower)를 이란에 건설하고 문화콘텐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금융사도 투자 지원
이번 한국과 이란의 경제 협력 방안에는 금융지원도 담겨 있다. 이란은 지난 몇년간 국제 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금융 산업이 취약해졌었다. 이에 따라 이란 정부가 공사를 발주하고 자금을 지원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각종 MOU를 통해 수백억달러의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한 배경에는 국내 금융기업들의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단일 국가에 제공하는 금융지원으로 가장 큰 250억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마련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란 측의 강력한 정부 보증이 필요함을 내비췄다.

구체적인 지원 사항을 살펴보면, 수출입은행이 이란 중앙은행 및 상업은행과 약정을 맺고 150억달러를, 무역보험공사가 60억달러를, 금융지원협의체가 40억달러 등을 제공키로 했다.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3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열정적으로 챙겼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38개, 중소·중견 146개, 공공기관·단체 50개, 병원 2개 등 총 236개사로 구성됐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해 김신길·강갑봉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이상훈 한국제책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화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함께 했다.

또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의 대기업 회장단이 포함됐다.

이밖에도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 국내 공기업 대표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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