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비진작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쇼핑의 대세로 자리 잡은 온라인 쇼핑의 상승세가 꺾였고 술집은 매출이 줄어 울상이다.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최근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년 전보다 22.7% 증가한 4조6918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51.0%를 차지한 2월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54.0% 뛴 2조3914억원를 기록했다.

모바일도 두달 연속 하락세
온라인쇼핑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성장했지만 최근 추세만 놓고 보면 하향세다.

온라인쇼핑은 지난해 10월 ‘코리아블프’ 등 정부의 소비진작 대책 효과로 4조8048억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2월에는 5조3605억원의 거래가 이뤄지며 역대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조2140억원을 기록한 1월보다 10.0% 떨어졌다. 이는 최근 5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다.

상품군별로 보면, 음·식료품(-17.7%), 의복(-16.5%), 여행 및 예약서비스(-8.9%), 생활·자동차용품(-13.8%) 부문에서 한 달 전보다 온라인 소비가 줄었다. 반면 가방(11.1%), 컴퓨터 및 주변기기(2.1%), 신발(5.3%), 가구(0.6%) 등은 거래가 늘었다.

2월 온라인쇼핑이 1월보다 부진한 이유는 ‘설 효과’라는 분석이다. 올해 구정이 2월 초(7~9일)에 있어 설 선물이나 제수용품 소비가 2월보다 1월에 몰렸다는 것. 2월 일수가 29일로 소비할 시간이 다른 달보다 적었다는 점도 거래액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2월 온라인쇼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품은 여행 및 예약서비스(18.2%)였다. 이어 가전·전자·통신기기(10.3%), 생활·자동차용품(10.1%), 음·식료품(9.3%), 의복(9.1%) 순으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 어느새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 10월 온라인쇼핑 에서 19.9%에 불과했던 모바일쇼핑 비중은 올해 1월 51.2%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 2개월 연속 50%를 넘었다.

비중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간편결제 등 시스템이 발전하고, 업체들도 관련 비중을 높이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상품군별로 소프트웨어의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8.8%가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가방 94.3%, 음반·비디오·악기 92.6%, 가구 86.4% 순으로 나타났다.

술집 경기지수 16년 만에 최악
술집도 불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주점업 경기가 역대 최악으로 떨어졌고,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주점업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73.0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비스업생산지수는 2010년 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업종의 실질성장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 미만이면 기준 연도인 2010년보다 생산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주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는 2014년 7월 100.9를 기록한 뒤 80~90대에 머물렀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내수가 얼어붙은 지난해 6월 78.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90.5까지 오르며 반등했지만, 1월 78.8로 곤두박질치더니 2월에는 최저치까지 갈아치웠다. 역대 최저치는 지난해 2월의 76.6이다.

어려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술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뜸해진 대신 밖에서 사온 술을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  2013년 1만751원이었던 가계의 월평균 주류 소비 지출은 2014년 1만1267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1만210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6%에서 지난해 27.1%로 증가했다. 편의점과 마트 업계가 이들 1인 가구를 위한 각종 안주 간편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일반 음식점의 지난 2월 서비스업생산지수도 84.3으로 2011년 9월(83.9) 이후 가장 낮았다. 일반 음식점, 주점업과 같은 하위업종 생산이 나란히 감소하면서 이들 업종을 포함한 대분류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의 서비스업생산지수 역시 89.4로 메르스가 창궐했던 지난해 6월(87.4)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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