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김도희 기자]대형마트 1개가 추가로 문을 열면 지역내 소규모 동네 슈퍼마켓은 평균 22개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한 식료품 소매점은 20개가 각각 문을 닫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새로 문을 열면 소규모 슈퍼마켓은 7개, 식료품 소매점은 8개 가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교수 등 2명은 지난 3일 한국은행 발행 계간지인 ‘경제분석’ 최근호에 게재한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진입과 소매업종별 사업체 수의 변화’ 논문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0여년간 대형마트 가파른 증가
분석결과, 지난 10여년간 대형마트와 SSM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재래시장 등 식료품 소매점과 소규모 슈퍼마켓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소매점은 200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342개에서 2011년 215개로 대폭 감소했고, 식료품 소매업체 수도 동 기간 중 302개에서 246개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와 SSM는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늘어났다. 대형마트는 2000년 0.16개에서 2011년 0.68개로, SSM은 같은기간 0.16개에서 1.72개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2008년의 0.59개 이후 그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SSM은 2008년의 0.78개 이후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SSM이 진출한 시·군·구는 같은 기간 중 24.4%에서 74.0%로 늘어났고, 이를 통해 SSM은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의 92.9%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동일 지역에 2개 이상의 대형마트가 진입해 업종 내 경쟁이 존재하는 지역도 2000년에는 10.3%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45.5%로 증가해 이미 경쟁 포화 시기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열면 동네슈퍼 20%↓
대형마트가 들어선 지역에서 첫 영업점 개점 이후 5년 뒤 소규모 슈퍼마켓은 평균 18.6%, 식료품 소매점은 평균 12.6%가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SM도 점포가 한곳 늘어날 때 소규모 슈퍼마켓은 6.84개, 식료품 소매점은 8.09개의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성낙일 교수는 “대형 유통업체에 의해 골목상권이 잠식당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뒷받침한다”며 “식료품 소매점의 감소 추세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가 본격화된 2008∼2009년을 정점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 할인마트는 식료품 소매점에 미친 부정적 효과가 서울과 광역시 등 7개 대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크게 나타난 반면, SSM은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7개 대도시 지역에서 뚜렷했다.

성 교수는 “그동안의 선행 연구는 특정 지역에 한정되거나 설문조사 형식이어서 대표성이 부족했다”며 “이 논문은 전국 단위의 실증 분석을 통해 대형 할인마트나 SSM의 골목상권에 대한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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