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파크레인호텔에서 외환은행, 콘텐츠진흥원,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등과 공동으로 ‘중소기업 EU시장 진출확대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디자인·품질·서비스가 中企 유럽진출 3大 키워드”
한국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서비스로 콧대 높은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 유럽 순방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 유럽 진출에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중소기업인과 현지진출 중소기업인, 유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토론회에는 한-EU간 FTA체결에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던 중소기업의 EU시장 진출전략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중기중앙회는 토론회와 함께 영국무역투자청·외환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향후 EU진출 중소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을 밝혔다.

◇브랜드 가치에 투자=콘텐츠기업 오로라월드는 20년 넘게 캐릭터인형 한 우물을 파면서 세계적인 완구 브랜드 업체로 성공했다. 1998년 영국법인을 설립하고 희귀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유후와 친구들’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캐릭터는 한국 최초로 맥도날드와 프로모션 계약을 맺어 영국 전역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정훈 오로라월드 유럽법인장은 이 같은 성공비결로 유럽 진출 초기부터 꾸준하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투자한 점을 꼽았다. 그는 “처음 EU시장 진출했을 때는 유럽인들의 자국문화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부동산·인건비·세금 등의 고비용 구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유럽의 높은 진입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해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에 오로라는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한다’는 신념으로 장기 투자로 전략을 세워 고비용 구조 극복, 라이선스 사업을 통한 수익선 다변화 등으로 성장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
◇소비자 개개인 취향 고려=김동현 와사비 대표는 상식을 깨는 영업방식을 통해 연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비결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현재 영국에만 일식과 한식 테이크아웃점과 한식레스토랑을 40여개 가지고 있는 성공한 해외창업가다. 그는 해외 창업의 성공비결로 ‘고객 중심과 현지화’를 꼽았다.
김 대표는 “테이크아웃 초밥이 전문인 ‘와사비’의 경우 철저하게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했다”며 “초밥 하나하나를 따로따로 랩핑해 정갈함을 추구하고, ‘Pick&Mix’ 전략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도시락이 구성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식이 전문인 ‘김치’는 모든 메뉴를 현지화하고 현지인을 채용하지만 메뉴소개는 한국어로 해 영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현지기업과 협력=절삭공구 시장을 장악한 유럽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당당히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YG-1은 현지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송호근 대표는 “협력과 신뢰 없는 유럽진출은 불가능하다. 인력채용과 현지 경영자원의 확보, 거래기업과의 협력 등 현지 친화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뿐 아니라 경쟁사와도 협력관계를 형성해 글로벌 진출 확대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YG-1은 매출의 72%가 수출이고, 그 중 40%가 유럽 대상으로 아시아(29%)나 미주(31%)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미국에 비해 부동산과 인건비 세금 등이 비싼 유럽상황을 감안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관심 필요=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지진출 중소기업의 경영애로 건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유럽시장으로 진출한 중소기업들에게도 국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조동식 삼강엠엔티 런던지점 상무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지 세금문제나 직원의 비자 문제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금 및 비자에 대한 정보교류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재성 코리아푸드 이사는 “최근 영국의 메인 슈퍼마켓에 한국식품을 최초로 납품하는 등 한국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지 고객을 위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영어 및 다양한 언어의 웹사이트 등 이비지니스 등 마케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지 유학생 오승민씨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영국의 비자규정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해외 진출 기업들의 성공과 그 과정에서 부딪쳤던 좌절과 실패는 우리 중소기업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오늘 논의된 회의결과는 청와대는 물론 관련 정부부처에 전달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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