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산업 융·복합이 양국 상생 키워드”

한·일 중소기업의 경제교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달 24일 일본 시가현에서 개최된 ‘제65회 중소기업단체 전국대회’에 초청을 받아 참석해 외국인 최초로 특별연설을 한 후 지난달 31일 쓰루타 긴야 일본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장이 한국에서 개최된 ‘아시아중소기업대회’를 찾았다. 양국 중소기업대표는 대회 기간 중 만나 대담을 갖고 한·일 중소기업 교류를 통한 아시아 중소기업 시장의 발전에 대한 비전을 논의했다. 대담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쓰루타 긴야=김 회장이 지난 중소기업단체 전국대회에서 선보인 특별연설에 일본 중소기업인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를 치는 등 크게 감동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양국 중소기업의 융복합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한다.
◇김기문=연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국의 중소기업이 처음에는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발전시킨 것인 만큼 양국 교류는 서로에게 시너지효과를 줄 것이다. 일본의 부품소재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한국의 ICT 기술은 일본을 넘어서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산업들을 융복합해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민간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
◇쓰루타 긴야=한 가지 예를 들자면 직원이 7명인 일본의 한 중소기업은 통증이 적은 주사바늘을 개발해 한국 시장 진출을 타개하고 있지만 마땅한 연결통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 교류를 통해 이같이 우수한 기술을 갖춘 양국의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김기문=그렇다. 한국 중소기업의 경우 금형기술을 일본에서 배워왔는데 현재는 4억달러 이상 수출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양국의 기술교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쓰루타 긴야=그런 의미로 김 회장의 일본 방문은 한·일 경제교류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양국 대표가 취지에 공감하고 악수한 만큼 이제 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으로도 전진할 수 있다.
◇김기문=한·일간 민간 교류는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지만 최근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서먹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경제를 발목 잡는 것은 서로에게 손해가 될 것이다.
◇쓰루타 긴야=정치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정치문제는 정치가에게 맡기고 한·일 중소기업은 경제적인 부분에서 협력해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같은 뜻에 한국 중소기업계가 공감하고 있고, 이 후에는 양국이 아시아 시장 통합에도 힘을 합쳐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문=수출이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는 일본 등의 주변국과의 협력과 교류가 필수다. 특히 한일 중소기업네트워크 강화는 창조경제 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에게 융복합을 통한 재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쓰루타 긴야=일본 중소기업에게는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정부의 경제 대책이 변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로 장기간 계속돼 온 디플레이션으로부터 벗어날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아직 경기회복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엔화 환율이 안정세에 있고 2020년 올림픽 개최 등의 호재가 있는 만큼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김기문=일본 중소기업정책은 가업승계 상속세 공제율이 금액 상한선이 없는 등 한국보다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이같은 가업승계제도 등은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쓰루타 긴야=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중소기업에게 가업승계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기업의 자산은 개인의 것이 아닌 회사의 자본이기 때문에 상속세 공제를 현재 80%에서 100%로 늘려야 한다. 또한 내년 4월부터 소비세율을 3% 인상한다는 아베의 발표에 대해 대기업이 이같은 부담을 중소기업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600여명의 감시단을 만들어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
◇김기문=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같은 행태와 비슷하다. 일본이 우리보다 제도적인 부분에 앞서 있지만 이런 상황들을 보다보니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 형성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에 대한 교류도 활발히 해야 한다.
 

정리=손혜정 기자·사진=오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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