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개최된 일본 중소기업단체전국대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이 대회가 끝난 후 쓰루타 긴야 일본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나영운 기자)

한·일 협력 새 시대‘물꼬’
지난 24일 일본 시가현 오오츠시의 시가현립예술극장 ‘비와코’홀에는 일본의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전국의 중소기업단체의 대표자 및 관계자 2500여명이 모였다. 제65회 중소기업단체 전국대회가 개최된 것.
중소기업단체 전국대회는 매년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을 돌아가며 개최되는 일본 중소기업계의  최대 행사다. 한국의 중소기업중앙회격인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와 각 지역의 중소기업단체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 대표,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중소기업계의 현안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리다.
일본 정부측에서는 마츠시마 미도리 경제산업성 부대신, 그리고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우에노 켄이치로 세제조사회 간사, 개최지인 가다 유키코 시가현 지사 등도 참석했다.
이날 전국대회에서 일본 중소기업계는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장전략수립과 대지진 피해 복구의 지속적인 지원,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안정적인 수습 등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또 중소기업의 활력강화를 위해 중소기업금융기능 확충과 지원 강화, 중소기업지원 세제 확대, 소비세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등을 건의했다.
◇한국 중기인 대표 대거 초청받아
이날 전국대회에서는 한국 중소기업 대표단이 참석,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외국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대표단을 특별히 초대했다. 특히 김기문 회장은 전국대회 식장에서 특별연설을 하는 등 파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인 ‘맺어지는 인연, 펼쳐지는 미래 - 조합연대를 부흥의 발판으로’에 걸맞게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계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3·11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일본 중소기업계의 의지가 그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치·외교적으로 한일 양국관계가 경색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김기문 회장이 외국인사로는 최초로 일본 중소기업계의 대표 행사에 초청을 받아, 특별연설을 한다는 점이 양국 경제계와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대표단은 김기문 회장을 비롯, 서병문 수석부회장 등 중기중앙회 회장단과 일본에서 활발히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인 25명이 참가했다. 특히 강상훈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도 대표단에 참가해, 일본의 중소기업 2세 경영인과 교류에 나섰다.
◇상시적 협력창구‘정책포럼’제안
김기문 회장은 특별연설에서 그동안 한일 중소기업계가 양국 중앙회를 중심으로 교류를 지속해오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을 설명하고, 이제 미래를 위한 한일 양국의 협력에 중소기업계가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연설 서두에 직접 일본어로 참석자들에게 전국대회 초대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어 ‘새로운 아시아 시대를 열어갈 한일 중소기업의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자’는 주제로 “지금보다 진전된 양국 중소기업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신흥국의 거친 추격을 뿌리치자”고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일본 장수기업의 기반인 가업승계와 제조기반 기술인 모노즈쿠리 노하우를 한국 중소기업이 배우고, 한국의 강점인 IT와 제조기술 융합 노하우 등을 일본의 중소기업과 공유함으로써 한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또 양국 중소기업간 교류와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한일 중소기업정책포럼’ 운영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특히 한일 양국의 중소기업계와 정부 관계자, 학계가 참여하게 될 ‘한·일 중소기업정책포럼’은 그동안의 교류와 협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날 전국대회에 참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와 중소기업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일 중소기업정책포럼’은 지난 8월 양국 중앙회가 설치 및 운영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을 방문한 김 회장은 일본측에 양국간 상시적인 협력창구를 개설해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을 도모하는 ‘한일 중소기업정책포럼’을 구성·운영하자고 제안했고, 일본측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한바 있다.
양국의 중소기업단체 대표, 중소기업 지원기관, 중소기업 전문가 등 각 30명 내외로 구성되는 포럼은 △투자 △인재 △기술·판로 △문화 등 분야별로 간담회와 심포지엄, 양국 기업현장의 상호 방문 확대 등의 교류·협력 활동을 벌이게 된다.
◇한국 개최 ‘아시아 중기대회’ 참석
양국 중앙회는 그동안 양국 중소기업계의 교류와 협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한일 중소기업간 기술격차 해소 및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양국 중앙회는 협동조합 등 중소기업 단체간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는 ‘한일 중소기업 업종별 단체간 기술교류협력사업’을 벌여 왔다.
또 양국 중소기업 CEO들이 참여하는 ‘한일 양국 중소기업 CEO 포럼’도 개최했으나 지난 2011년 3.11 대지진 이후 일본측의 요청으로 개최가 중단된 상태다.
양국 중앙회는 향후 추진될 한일 중소기업정책포럼이 CEO 포럼을 대신해 양국 중소기업계의 교류를 이어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2011년 3·11 대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중소기업계의 지원을 위해 모금운동을 벌여, 5000만원의 성금을 적십자사를 통해 기탁했다. 특히 지난해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단체중앙회 대표단은 한국 중소기업계가 대지진 피해를 위로하고 피해복구 등에 보여준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일본의 기타가와 신스케 중소기업청장과 쓰루타 긴야 단체중앙회장은 29일부터 한국 중기중앙회 주최로 열리는 ‘아시아 중소기업대회’에 참가해 기조연설을 하는 등 ‘한일간의 새로운 중소기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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