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초청 오찬간담회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함께 입장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34명의 중소기업인들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의 성장애로와 건의가 줄을 이었다. 또한 창조경제의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지원 요청도 쇄도했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계 관계자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은 중소기업인 초청 만찬(5월 16일)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특히 이번 오찬 간담회에서는 경제·산업·금융·일자리 정책을 각각 관장하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이 배석해 중소기업계의 건의사항을 듣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지방 중소기업 대표들이 많이 초청돼 각 기업 애로사항을 대통령이 직접 청취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인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기 위해 참석한 중소기업인 모두에게 발언권을 주는 등 세심한 배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오늘 전국 각지에서 여러 분야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인들이 참석했다”며 “대통령님께서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한 번 그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톱 밑 가시 아직도 많습니다” 中企 애로 강력히 호소해
강상훈 동양종합식품 대표(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는 가업승계 과세부담을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창업 37년 된 회사의 2세 경영인인 강 대표는 “가업승계 공제 대상에 제한이 없고, 공제비율도 100%까지 허용하는 독일의 가업상속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사전·사후 상속요건을 한층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부담 완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한욱 월드이노텍 대표는 “최근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조정안인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 요건 완화’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이와 관련 중소·중견 기업을 제외해 달라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심사 중에 있어 통과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이은정 여성벤처협회장도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모두 적용돼 중소기업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반드시 중소기업이 제외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 경협보험금 수령액의 장기대출 전환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장)는 최근 수출입은행에서 통보한 남북경협보험금 반환 요청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로 겪은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사용한 보험금을 한달 안에 반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보험금 수령액을 장기대출로 전환해 업체가 정상화될 때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조치 방안이 절실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벤처 생태계가 살아야 中企가 활력 얻어
이날 행사에서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어떻게 중소기업의 역할을 제고시킬지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했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이 벤처생태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며 “앞으로도 창업과 성장, 투자와 회수 그리고 재투자라는 선순환이 잘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실패한 중소기업을 보듬어서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는 건의도 눈에 띄었다.
전원태 엠에스코프 회장은 “재기중소기업인을 보다 실효성 있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창업자금 대출기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2년 거치 3년 상환을 3년 거치 5년 상환으로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전 회장은 2011년 경남 통영에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을 설립해 재기 중기인을 돕는 열성을 보이는 중이다.
이밖에도 ▲창업자 연대보증 제도 폐지(정준 쏠리드 대표) ▲청년창업사관학교식 교육확산(양영목 크로미텍 대표) ▲공공기관이 창조적 창업제품 선도적 구매 필요(이상민 더하이브 대표) 등이 제시됐다.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적극 지원해 히든 챔피언으로 키워야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는 수출 현지의 통관애로 해결체계가 시급히 정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수출기업의 애로 중 하나는 관세가격과 품목분류 등의 통관 문제”라며 “수출 현지의 관세정보나 관세 전문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원방안이 마련될 때”라고 의견을 내놨다.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안마의자와 마사지기를 생산하는 이규대 대경산업 대표는 “바이어 발굴을 못해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의료기기 시장 특성상 전문전시회에 참가해 바이어를 확보해야 하나 중소기업 여건상 참가비용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세계적인 유망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종욱 케이디코퍼레이션 대표는 “41년 동안 산업용 압축기 흡착제인 실리카겔을 자체 기술로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해 연간 28억원의 수입품 대체 효과를 내고 있다”며 “중소기업에서 수입제품을 대체하는 기술개발을 할 때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따랐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김영두 동우 A&E 대표는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요청했으며 김용균 월테크놀러지 대표는 고졸채용 및 시간제 근로자 채용부담 완화를 부탁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번 간담회의 토론 분위기는 박 대통령과 중소기업인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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