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초청 오찬에서 홍보 동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기능올림픽 우승 넘어 기능선진국으로 도약해야

지난 7월, 우리나라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42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수상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국제기능올림픽은 2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청년 숙련기술인들의 축제로서 1950년 스페인에서 처음 시작됐다.
초기에는 스위스, 독일 등 유럽과 일본이 강세를 보였지만, 1967년 첫 참가 이래 한국은 올해까지 총 열여덟 번의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기능강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30만명에 이르는 숙련기술자가 있다. 그러나 숙련기술자의 부족률은 2008년 2.4%에서 2012년 4.1%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숙련기술 자격취득자 수는 감소추세이고 숙련기술에 대한 인식도 예전에 비해 낮다. 그렇다면 숙련기술인력의 기반을 강화하고 기능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세계 최고수준의 직업교육 프로그램, 즉 ‘Best Program’이며, 그 핵심은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수요에 부응하는 실용적인 커리큘럼이다.
제조강국 독일은 기업과 학교가 참여하는 이원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만 16세를 대상으로 1주일에 3~4일은 현장실습을, 1~2일은 직업학교에서 이론수업을 진행하여 졸업시험을 통과하면 기능사 자격을 부여한다. 마이스터, 즉 명인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및 경영, 법률, 어학 과목의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직업학교 학생들의 채용률이 최대 90%에 이를 수 있는 것은 기업이 교육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숙련기술인력을 원하는 인재상으로 육성하기 때문이다.
둘째, 자격 및 보상제도의 정비, 즉 ‘Best Reward’가 주어져야 한다. 숙련기술자가 전문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력에 기반한 성장경로와 자격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현재처럼 기능사가 기능장이 되는데 실력과 무관하게 경력만 7년 이상 소요돼서는 곤란하다.
또한 금전적 보상과 더불어 명예와 자긍심을 부여하는 보상구조가 필요하다. 독일에서 마이스터 자격을 가진 사람은 마이스터를 이름 앞에 타이틀로 사용할 정도로 자긍심이 높다. 실제로 마이스터가 되면 동일한 연배의 대졸 사원보다 높은 급여와 사회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은 숙련기술자의 지속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셋째, 숙련기술자가 지속적으로 ‘Best Career’를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과 국가는 숙련기술자의 자격, 취업, 능력개발 이력 등을 관리하고 경력경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맥도날드는 1961년에 최초의 기업대학인 ‘햄버거 대학’을 설립해 현재 세계 각지의 캠퍼스에서 매년 5000명의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한편, 우수한 숙련기술자의 창업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신용보증 및 창업자금 융자는 기술 벤처 뿐 아니라 사업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창업 시 실패확률도 낮은 숙련기술 창업에도 개방돼야 한다.
이제 우리는 기능올림픽 우승국을 넘어, 기능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미래 산업구조에 맞는 기술과 기능분야를 육성하고 숙련기술자의 도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은 교육 프로그램, 보상제도, 경력관리의 세 영역에서 숙련기술의 가치를 제고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현장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숙련기술인력은 국가와 기업의 핵심자원이기 때문이다.

조문교(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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