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바르 캄프라드

이케아? 어떤 이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만으로 2012년 매출 422억달러(약 40조원)를 벌어들였으며, 미국의 홈디포(The Home Depot), 로우스(Lowe’s)에 이어 세계 3위의 가구업체이다. 국내 가구시장 규모가 2012년 기준 약 8조2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가히 ‘가구 공룡’이라 불릴만하다.
이케아의 성공에 힘입어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는 자산이 약 360억달러로 2012년 유럽 부호 순위 1위에 올랐다. 이케아를 글로벌 가구 공룡으로 성장시킨 잉바르 캄프라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1926년 스웨덴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캄프라드는 17세가 되던 1943년‘이케아’를 설립한다.
처음에 이케아는 가구뿐 아니라 허리띠, 지갑, 시계 등 다양한 잡화들을 수입해서 파는 무역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1950년 초 조립식 가구인 ‘플랫팩(Flat Pack) 가구’로 전향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당시 스웨덴에서는 조립식 가구가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었고, 큰 성공을 거둔 기업도 있었다. 당시 조립식 가구는 가구를 배송할 때 발생하는 파손율을 줄여 피해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등장했다. 하지만 캄프라드는 생각이 달랐다.
“가구를 부분 포장해 크기를 줄인다면 고객들이 가구점으로 직접 자동차를 몰고 와서 바로 가구를 차에 싣고 집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캄프라드의 첫번째 성공 비결이 있다. 캄프라드는 가구 판매에서 발생하는 작업량의 80%를 고객 스스로 처리하도록 바꿨다. 고객이 직접 원하는 제품을 찾아 선반에서 끄집어내 계산하고 집으로 가져가 조립하는 ‘캐시-앤-캐리 시스템(Cash-and-Carry System)을 도입한 것이다. 대신 여기서 절약되는 인건비를 제품 가격에서 제하면서 경쟁업체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두번 성공 비결은 가구를 고가(高價)의 장식품에서 소모품으로 바꾼 것이다. 이케아가 사업을 확장하던 1950~60년대만 하더라도 가구란 무척 고가의 제품이고, 할머니가 쓰던 것을 손자 손녀에게 물려준다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캄프라드는 상상 이상으로 가격을 낮춰 가구를 대량 소비재로 만들었다. 또한 당시 자국 내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가구를 제조하는 대부분의 가구업체와 달리, 일찍이 폴란드, 동독, 중국 등지에서 이케아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마지막 성공 비결은 이케아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고객은 이케아 카탈로그를 본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조립식 가구를 실을 수 있는 SUV차량을 타고 이케아를 방문한다. 아이들은 이케아 안에 있는 놀이방에 두고, 부모들은 매장에서 스웨덴풍의 가구를 구매한다. 쇼핑 후에는 이케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전통 스웨덴식의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어릴 적 레고를 하듯 가구를 조립한다.
캄프라드는 이미 1970년대에 이케아에서 구매하는 활동이 가족을 위한 독특한 체험이 되게 한다면 이케아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을 실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이케아를 ‘스웨덴으로 떠나는 맛있는 소풍’으로 떠올리며 행복감에 젖어들게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케아. 하지만 이케아가 활동 중인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이기 때문에 이케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최은정(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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