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거나 제어할 수 있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현실화되고 있다.
MIT는 몇몇 기숙사를 대상으로 화장실과 세탁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했다. 어떤 화장실이 언제 비는지, 세탁기와 건조기가 사용가능한지 실시간 정보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약 100억개에 달하는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만 전 세계 단말기 수(1조5000억개)의 약 0.7%에 불과하다. 아직도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단말기가 99.3%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거의 모든 단말기, 모든 산업과 융합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사물 인터넷의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전 산업 분야에서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기업들도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먼저, 1차 산업에서는 사물 인터넷을 통해 산업화를 도모하고 있다.
2008년 네덜란드에서 창업한 스파크드(Sparked)는 소를 인터넷에 연결했다. 소에 무선 센서를 붙여 소의 움직임,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농부에게 전송해 준다. 또한 기후 변화 등 외부 데이터와 결합해 소의 사육 밀도를 높여 더 많은 소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2차 산업인 제조업에서는 기존 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GE의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 대표 사례이다. GE는 자사가 생산하는 항공용 제트 엔진과 MRI 등 병원 장비에 이미 달려 있던 센서를 인터넷과 연결하고, 여기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해 조종사나 의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도 제고와 비용절감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3차 산업에서는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CES 2013’에서 주목받은 제품 중 하나는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하피랩스(HAPILABS)가 개발한 ‘포크’이다. 이 포크는 단순히 먹기 위한 도구를 넘어 식습관까지 개선시켜주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부에 장착된 마이크로 칩과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총 식사시간, 분당 포크 사용량 등의 데이터를 추출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들은 블루투스 및 USB를 통해 웹과 모바일 앱으로 전송돼 사용자의 식사습관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준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인터넷에 연결될 수많은 새로운 형태의 하드웨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강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하드웨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자에게 제공하느냐가 핵심이다. 빅데이터 관리 및 분석 기술이 취약한 한국은 이 분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산업이 사물 인터넷으로 통합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위협요인은 해킹이다. 해킹을 통해서 공장을 멈출 수도 있고, 교통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도 있으며, 개인 데이터를 유출해 악용할 수도 있다.
사물 인터넷 시대를 대비해 정보보호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술 및 정책적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좋은 기술은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일 때에만 그 가치를 발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가져오는 변화의 바람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해보길 바란다.

최은정(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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