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세상이다. 그러나 막상 어렵게 들어간 회사는 기대와는 달리 ‘별천지’가 아니라 ‘별 희한한 세상’이기 일쑤다. 불합리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기업문화 때문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희한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입사 후 한두 해만에 이직을 고려하는 게 현실이다.
‘직장의 갑’을 꿈꾸며 입사했지만 ‘직장의 을’로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에 공감하며 이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방안을 담은 책이 나왔다.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소시에테제네랄, 리먼브러더스, 노무라 등을 거쳐 CJ E&M에서 영화산업에까지 뛰어들며 각종 조직 문화를 경험한 저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동떨어진 우리 기업문화의 실상을 명쾌하게 해부하고 고쳐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비합리적 기업문화에 열받는 이들은 무조건 참으며 회사에 ‘적응’하거나 떠나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첫 직장을 떠나려는 사회 초년병들은 대부분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구직자가 직접적으로 회사 내부 사정을 알기 어려운 한국에서는 대부분이 기업 문화가 걸림돌일 때가 많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소니·파나소닉 등 1980년대를 휩쓸었던 일본 기업들이 이제는 맥을 못 추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됐다. 이들은 외형적인(매출) 세계화는 이뤘지만 내부적인(조직·문화) 세계화에선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기업들 역시 갈림길에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변화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나 “많이 투자하는 데도 왜 우리 회사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안 나올까” 고민하는 기업인이라면 이 책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정주 지음/매경출판/336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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