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을 만들고 있는 중견기업 T사.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센 요즘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매년 1~2%씩 인하되고 있는 납품단가 후려치기라고 푸념한다.
가공비에서 몇 %를 깎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에서 몇 %씩 후려치기 때문에 실제 피부로 느끼는 압박은 엄청나다고 하소연한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달 종업원 300인 이상 1천명 미만의 중견기업 104개사를 대상으로 중견기업 경영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러한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허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단가 변동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에 납품하는 68개사 중 23개사(33.8%)가 올해 납품단가가 인하됐다고 응답했다.
납품단가가 인상된 곳은 5개사(7.4%)에 그쳤으며 26개사(38.2%)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업체의 절반 이상(57.3%)은 ‘대기업의 동반성장 문화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중견기업의 83.7%는 ‘현재 경제여건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48.1%)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40.4%)이라는 전망보다 많았다.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중복응답)으로는 내수부진(46.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납품단가 하락(31.7%), 환율변동(27.9%), 과당경쟁(26.9%), 원자재 가격변동(24.0%) 등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의 31.7%는 최근 엔저현상 등 환율하락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감소 추세인 중견기업의 절반 가량(48.6%)는 6개월, 1년 이상 매출액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중견기업에도 동반성장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세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쉽게 커 나갈 수 있는 희망의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는 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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