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의 복고바람이 멈출 줄 모른다. 1970~90년대를 담아낸 영화와 뮤지컬, TV 드라마 등이 40~50대 중년들의 추억을 되살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중에서도 영화 ‘건축학개론’의 파장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1990년대 청춘문화를 꿰뚫으며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던 중년 남성들을 불러들여 5월 셋째 주 기준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삐삐, 무스, 휴대용 CD플레이어 등 추억의 물건들과 함께 관객들을 1990년대로 이끈 건 바로 ‘기억의 습작’, ‘신인류의 사랑’ 등 영화 장면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유행가다.
또 2010년 불어닥친 가요계의 신선한 문화적 파장인 ‘세시봉 열풍’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1970년대 청춘문화를 상징하던 아날로그 문화코드인 통기타 음악이 1990년대 전자음악기를 거쳐 최근 ‘나는 가수다’,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 7080은 물론 신세대 사이에서도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7080식 감성이 경쟁 속에 있는 신세대에게도 통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울한 정치사회적 분위기에서 낭만 속으로 도피해 청년기를 보낸 7080세대. 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추억의 음악 여행’을 떠나보자.

7080세대, 추억 담긴 막걸리에 취하다

7080세대를 겨냥한 축제 ‘아리랑페스트’가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축제는 막걸리와 함께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무대 등으로 꾸며진다. 행사장은 5개 홀을 개방해 면적이 1만6000평에 이르고 3만2000석을 갖췄다.
행사 첫날인 6월8일에는 코미디언 김학래의 사회로 ‘그룹사운드 청백전’이 진행된다. 7080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그룹 사랑과 평화, 노고지리, 장계현과 템페스트, 김종서 밴드 등이 출연해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친다.
9일과 10일에는 ‘극장 쇼의 추억’이란 제목으로 60·70년대를 풍미했던 극장 쇼를 재현한다. ‘님과 함께’의 남진, ‘어머나’의 장윤정, ‘네박자’의 송대관, ‘‘여고시절’의 이수미, ‘소녀와 가로등’의 진미령, ‘극장쇼’의 전설 프레스리 등이 무대에 올라 추억을 선사한다. 코미디언 이봉원의 진행으로 샌드페블즈, 이명훈과 휘버스 등이 출연하는 ‘7080캠퍼스락(樂)’, 강석, 김혜영이 진행하는 ‘아리랑 빅쇼’도 펼쳐진다. 또 3일 내내 품바 공연과 막걸리 고사놀이, 봉산탈춤 공연이 마련돼 관객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전통막걸리 사진전과 전통주막 체험전에서는 막걸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짚풀공예체험장도 마련된다.

옛사랑의 기억 속으로…뮤지컬 광화문연가

세 남녀의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를 7080 가요들로 풀어 나가는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관객들을 맞는다.
지난해 3월 세종문화회관 초연 시 청소년에서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뜨거운 관심과 호평 속에 공연됐던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세종문화회관 뮤지컬 역사상 손에 꼽는 흥행을 기록하며 창작뮤지컬의 힘을 보여줬다. 이 같은 결과는 고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의 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작곡가 이영훈은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광화문연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1980년대 청춘을 함께한 이들의 가슴을 울린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키며 지금까지도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다.
해외 대형 뮤지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우리 뮤지컬로서 관객들의 큰 성원을 받으며 충무아트홀에서 앙코르 공연 중인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윤도현, 조성모, 리사, 박호산, 최재웅, 정원영, 김무열, 임병근 등이 참여해 초연의 감동을 재연하며 그 어느 때보다 완숙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11월엔 일본 공연도 예정돼 있다.
7080세대들이여! 6월의 하루만 숨가쁜 현실에서 벗어나 청년기의 추억과 낭만을 ‘본능적으로’ 즐겨 보시라. 나팔바지에 통기타 둘러메고 오래된 친구와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글·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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